산업
양사 통합 지주회사 설립 추진…미쓰바시 합류
테슬라·BYD 등에 전기차 시장 대응 위해 협업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세계 7·8위 자동차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 작업에 들어간다. 지주회사를 설립해 여기에 혼다와 닛산, 최대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이 업무협약(MOU) 조만간 체결하고 지주회사 출자 비율과 설립 시기, 경영진 구성 등 세부 사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3개 회사는 각사의 장점을 갖고 장래 협업에 대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다와 닛산은 지난 3월 전기차(EV) 개발 등에서 협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뒤, 8월에는 EV의 주요 부품이나 차량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한다는 포괄적 업무제휴를 공식화했다. 여기에는 미쓰비시도 포함됐다.
지난해 세계 판매량은 혼다 398만대, 닛산 337만대, 미쓰비시 78만대로 총 813만대에 이른다. 두 회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730만대의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1123만대로 1위인 도요타와 923만대의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양사 통합의 배경에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자동차 업계의 대규모 변혁이 있다. 미국 테슬라나 중국 비야디(BYD) 등 전기차를 앞세운 신흥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에 살아남기 위해 일단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올해 1~9월 세계 전기차 1위 BYD(22.3%)와 2위 테슬라(11.0%)는 이 시장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폭스바겐(4위), 현대차·기아(7위), BMW(8위), 스텔란티스(9위) 정도다. 세계 1위 토요타(14위)도 전기차에선 후발 주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차 기술이 좋은 혼다와 세계 최초 양산 전기차인 '리프'를 선보인 닛산이 서로의 장점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닛산은 2010년 전기차 리프를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서 초반 선전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고, 하이브리드차는 개발도 하지 못했다. 혼다는 올해 초 "출발점(0)으로 돌아가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말하며 2026년 '0시리즈'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두 회사의 합병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 등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과 혼다, 닛산은 모두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혼다·닛산 합병회사가 내놓는 제품의 가격 정책 등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제품 출시 전략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는 합병 추진 보도와 관련해 모두 "현시점에 결정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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