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에…나 자신이 조금 초라했거든요.”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지난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수상을 한 뒤 오지환(LG 트윈스)에게 꽃다발 선물을 받고 크게 감동했다. 박성한(SSG 랜더스)에게도 축하 인사를 받고 고마워했다. 정확히 말하면, 두 사람의 축하가 박찬호에겐 1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박찬호는 2023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서 정확히 올해 오지환, 박성한의 위치였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었지만, 실력과 기록으로 오지환을 확실히 제치지 못했다. 그리고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지환에게 우승 프리미엄이 붙었다. 박찬호는 마음을 비우고 시상식에 참석, 오지환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박찬호가 내년에 다시 2년 전처럼 오지환이나 박성한의 수상을 축하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오지환의 수비를 보고 지금도 배운다고 했고, 박성한은 자신보다 타격을 잘 한다고 치켜세웠다. 립 서비스가 아닌, 진심이었다.
특히 박성한의 기분을 좀 더 잘 이해했다. 골든글러브를 한번도 받지 못한, 그래서 간절한 선수의 심정을 알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골든글러브 시상 직후 “‘(박성한이)축하한다’고 하길래 ‘성한아 고생했다’고 하고 한번 안아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사실 작년에 시상식에 와서, 기대 없이 오긴 했지만, 혼자서 그렇게 아무 것도 없이 돌아가는 기분이, 내 자신이 좀 초라하다고 느껴졌었거든요.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그 어떤 말보다 한번 안아줬다”라고 했다.
박성한이 좌절할 필요는 없다. 당장 내년에 수비상, 골든글러브를 받아도 손색없는 선수다. 올 시즌 137경기서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78득점 13도루 OPS 0.791 득점권타율 0.302를 기록했다. 박찬호보다 장타력은 확실히 좀 더 좋다. 프리미어12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그냥 뛸 수 있는 게 아니다. 대만에서의 활약도 꽤 좋았다.
오지환은 3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가는 시점이다. 장기적으로 수년간 박찬호와 박성한이 국내 최고 유격수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김주원(NC 다이노스),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등 20대 초반의 유격수들도 성장 중이다.
당연히 박찬호도 어렵게 일군 ‘최고 유격수’ 지위를 쉽게 넘겨주고 싶지 않다. 더구나 내년은 예비 FA 시즌이다. 또 다른 동기부여가 충분한 시즌이다. 박찬호는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건방 떨다가 나락 간 적이 있었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