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자부에 메가가 있다면 남자부에는 파즐리가 있다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31득점, 공격 성공률 55.10%
그야말로 초특급 활약이었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지난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와의 경기는 대한항공이 막심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3-1(25-15 20-25 25-21 37-35)로 역전승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누구보다 눈에 띄게 활약한 선수가 있었는데 그는 삼성화재 파즐리였다.
파즐리는 부진에 빠진 그로즈다노프 대신 고군분투하며 31득점(공격 성공률 55.10%)으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 4세트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패한 뒤 네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허망한 모습으로 상대 코트를 바라보던 그의 표정은 인상적이었다.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일어선 그는 원정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온몸에 힘이 풀린 채 코트에 드러눕고 말았다. 코트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파즐리는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회복 마사지를 받았지만,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코트에 앉아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파즐리(이란)은 올 시즌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통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파즐리는 V리그에 입성하기 전 이미 핀란드 무대에서 2021~2022, 2022~2023시즌 각각 다른 팀에서 득점 1위를 차지했고, 2023~2024시즌에는 득점 3위에 오르며 공격력을 인증받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활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키 2m의 파즐리는 타점 높은 공격과 다양한 코스의 서브로 20일 현재 329득점(2위) 공격성공률 52.4%(4위) 서브 0.21(11위) 블로킹 0.34(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여자부 메가(인도네시아)처럼 파즐리는 아시아쿼터 그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실력뿐 아니라 인성까지 좋아 김상우 감독과 동료들은 그를 좋아한다. 김상우 감독은 "그로즈다노프가 왼쪽에서 못 해주니까 본인이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한 것 같다"며 칭찬했고, 동료들은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연습에 임해주고 있고, 인성도 좋아서 젊은 선수인데도 팀원들이 신뢰하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파즐리는 코트 안팎에서 삼성화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아시아쿼터 성공 사례를 써나가고 있다.
[경기 후 무릎을 꿇고 코트에 누운 파즐리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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