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메디컬 이슈'…하지만 플랜B 아니다, 두산은 처음부터 '151km 외인'도 생각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150km' 좌완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토마스 해치와 계약을 해지하게 된 것은 분명한 변수. 하지만 잭 로그가 플랜B의 선수는 아니다.

두산은 19일 "외국인투수 잭 로그와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70만)에 계약했다"며 "지난 11월 영입한 토마스 해치와는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투수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로 이어지는 '원·투 펀치'를 구성해 시즌을 시작했으나, 이들과의 동행은 아름답지 못했다. 알칸타라는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12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는데 머무르자, 과감하게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단 두산은 알칸타라를 대체할 자원으로 조던 발라조빅을 품었으나, 발라조빅도 12경기에서 2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6에 그쳤다.

최악이었던 것은 알칸타라가 두산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서 브랜든 또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는 것. 이에 두산은 SSG 랜더스에서 '단기 외인'으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했다. 하지만 시라카와도 7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으로 매우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올해 14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던 브랜든의 경우에는 6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끝내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에 두산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선수를 모두 갈아치우기로 결정,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 등 6시즌 동안 134경기에 등판해 28승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한 콜 어빈을 영입했다. 이어 곧바로 미국, 일본 무대를 경험한 토마스 해치까지 품으며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성, 2025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진행되는 기간을 통해 어빈과 해치의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치의 어깨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두산은 결단을 내렸다. 어차피 등록선수 명단을 KBO에 제출한 상황도 아니기에, 선수를 교체하더라도 '교체 횟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만큼 유심히 관찰하고 있던 잭 로그와 접촉해 영입까지 이뤄냈다.

로그는 지난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279순위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2022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데뷔해 14경기(10선발)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6.79를 기록했다. 이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LA 다저스에서는 이렇다 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했으나, 플랜B의 선수는 아니다. 두산은 처음부터 어빈과 해치, 로그까지 세 선수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었다.

이는 올해 마이너리그 성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고 151km, 평균 147km의 볼을 뿌리는 로그는 올해 더블A와 트리플A에서 총 25경기(13선발)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는데, 트리플A 성적만 놓고 보더라도 24경기(13선발)에서 5승 6패 평균자책점 2.69로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로그의 두산 입단에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도 이를 주목했다. 매체는 "두산이 토마스 해치의 메디컬 우려로 인해 기존 계약을 무효화했다"며 "두산이 잭 로그와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에 28세의 로그에게 새 기회가 열린다. 다저스는 시즌이 끝난 뒤 로그에게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는데, 잔류를 희망했다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과 훨씬 더 나은 계약을 체결했다"고 짚었다.

두산 관계자는 "로그는 평균 147㎞의 직구와 싱커, 체인지업, 커터에 스위퍼를 구사한다. KBO리그에 흔치 않은 좌완 스위퍼가 주무기"라며 "로그는 3년 동안 꾸준히 관찰했던 선수로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숨김 동작(디셉션)이 좋아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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