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다 부담하는 걸로.”
‘2024년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35, KIA 타이거즈)이 이번에도 스프링캠프 시작 이전에 따로 미니캠프를 주최한다. 김선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도에 박찬호, 최원준, 박정우와 함께 미니캠프를 차려 훈련을 소화한 뒤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 임했다.
다가올 미니캠프 장소는 일본 오키나와다. 시기는 1월 초~중순으로 추정된다. 멤버도 약간 바뀌었다. 박찬호와 박정우는 동일하지만, 최원준 대신 한준수가 들어온다. 김선빈은 김도영과 윤도현까지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자신들의 비 시즌 루틴을 지킨다는 이유로 정중히 사양했다.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과 정규시즌 MVP 김도영은 최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소고기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야구 토크’를 했다. 제작진이 김선빈표 미니캠프에 대한 질문을 했고, 김선빈은 쿨하게 “돈은 내가 다 부담하는 걸로”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선빈은 “준수를 데리고 가는 건, 일본 투수들 공을 받게 하려고”라고 했다. 알고 보니 김선빈은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 코치에게 부탁해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하는 주니치 드래곤즈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계획했다. (다케시 코치가 주니치 출신이다. 선동열 전 감독과 배터리 호흡) 한준수가 주니치 투수들의 공을 받아주면 주니치 투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한준수 역시 큰 공부가 될 것이라는 게 김선빈의 ‘빅 피쳐.’
그러나 김선빈은 “일본(주니치)투수들이 (오키나와에)안 들어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준수를 뺄까 하다가 그냥 데리고 가기로 했다. 얘도(김도영) 데리고 가고 (윤)도현이도 데리고 가려고 했다. 워낙 자기 루틴이 강해서 안 가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자 김도영은 웃더니 “광주를 벗어나면 기가 빨린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깊은 속뜻을 드러냈다. “우리가 일본 선수들과 연습할 기회가 많이 없다. 일본 야수들이 오면 우리도 배울 게 있으면 배우려고 했는데…이렇게 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다. 내가 해 놓으면 나중에 다른 선수가 갔을 땐 일본 선수들과 만나는 게 엄청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한일교류의 장을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결국 무산됐다. 김선빈은 “그래도 다케시 코치님과 매니저가 이거 알아봐 준다고 엄청 고생 많이 했다”라고 했다. 대신 이번에도 알차게 훈련할 계획이다.
김선빈은 비용 얘기가 나오자 자신이 다 부담한다면서도 “찬호도 어느 정도 보탠다고 했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뜸 웃더니 “좋은 일 해야 FA 잘 되겠지”라고 했다. 박찬호는 2025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김선빈이 주최자로서 대부분 비용을 부담하고, 그 다음으로 연차가 높은 박찬호가 보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듯하다.
비활동기간 개인훈련은 사실 때로는 지루하다. 김선빈은 지루함도 타파하고, 능률도 올리고, 선수들의 끈끈함도 쌓을 겸 또 다시 미니캠프를 계획했다. 주니치 투수들과의 특별한 만남은 무산됐지만, 생각 자체가 깊다. 전형적인 츤데레 성격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니 후배들 사랑이 대단한, 멋진 선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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