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치동 심혜진 기자] 야구 꿈나무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이 진정성 있는 답변을 했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서울 강남구 SOOP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2024 SOOP 유소년야구 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최우수선수상 6개 부문, 특별상 4개 부문 시상이 이어졌다.
본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의 강의와 QnA 시간이 이어졌다. 강사로는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안경현 회장과 장성호 KBSN해설위원이 나섰다.
짧은 강의 후 유소년 선수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미리 주최 측이 선수들에게 질문을 받은 것에 답변을 했다. 첫 질문은 '삼진을 당했을 때 좌절감은 어떻게 해야 하나'였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좌절감이 생기면 좌절감을 맛봐야 한다. 야구에서 삼진은 땅볼 아웃, 플라이 아웃과 똑같다. 굳이 삼진으로 좌절하지 말고 똑같은 아웃카운트로 생각하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다음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맞추기에 급급해진다. 그러면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한다. 그냥 삼진을 의식하지 말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구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정확한 송구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안경현 회장이 나섰다. 그는 "나도 정확하게 못 던진 것 같다"고 웃은 뒤 "최근 스즈키 이치로가 연습하는 영상을 봤었다. 이치로는 겨울에 혼자 나와서 송구 연습을 하더라. 큰 박스에 500개 공을 던지는 연습을 했다. 짧은 거리의 송구였다. 연습하는 영상 자막을 보니 1년 내내 똑같은 감각을 가지고 싶어서'라고 하더라. 이처럼 연습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다. '야구는 어떤 정신을 해야 하나요"라고 한 선수가 질문했다.
잠시 당황한 듯한 장성호 해설위원은 "결국은 연습, 노력인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연습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스윙 연습을 100개 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하면 노동이다. 짧게 하더라도 생각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안경현 회장은 SK 왕조 시절을 소환했다. 안 회장은 "정신 나간 듯이 해야 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2000년대 후반 SK(현 SSG)와 두산 라이벌 시절, 당시 SK 라인업을 보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피곤한 스타일의 팀이었다"면서 "이후 2009년 SK로 이적했는데 이적한 이유가 왜 잘하는지가 궁금했다. 김성근 감독님은 연습을 많이, 힘들게 시킨다. 정근우, 최정 등은 그 힘든 훈련을 즐겼다. 두 선수를 보면서 그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고통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고 경험을 녹여든 조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연습할 때 너무 힘들면 어떻게 버티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현장에선 웃음이 나왔다.
안경현 회장은 "잠깐 쉬어야 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야구는 예민한 스포츠다. 너무 힘들면 자세가 변한다. 그러면 훈련 효과가 없다. 억지로 하지 말고 힘들면 잠깐 쉬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치동=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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