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HBM 승부' 전략 마이크론, 실적 개선 전방위 구인
칩스법 한숨 돌린 삼성·SK, 반도체 인력 유출 '비상'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전 세계 D램 시장 3위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국내 반도체 인재 유치에 나섰다. 마이크론은 D램에 우위에 있는 한국 엔지니어를 확보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강화하고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몇 주간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 등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경력 면접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면접은 대만 타이중 지역의 팹(공장)에서 일할 인력 채용을 위한 것으로, 대만 공장은 최대 D램 생산기지다. 마이크론의 HBM도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8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12단 제품은 샘플링 중이며 HBM4(6세대) 제품 양산도 2년 내 이루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만 마이크론이 HBM3(4세대) 양산을 건너뛰고 HBM3E 양산에 나선 상황이어서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과 역량이 필요하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시장 주류인 HBM3E 12단 제품을 사실상 전량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중 HBM3E 16단 공급, 내년 하반기 HBM4 12단 출시도 예정돼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HBM 시장에서 점유율 9%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등에 이은 3위로 '메모리 3강'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기에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12~2월) 매출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다소 기대치에 못미치는 79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달러보다 10% 이상 밑도는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기존 1.92달러보다 20%를 밑도는 1.53달러를 내놨다.
내년도 실적 전망이 하향되면서 마이크론은 업황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HBM 등을 제외한 메모리 수요가 약하다는 점을 꼽았다. 마이크론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시장 부진을 상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적 눈높이까지 낮아진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전방위적 인재 확보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내는 HBM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편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를 최종 확정하면서 연말 최대 불확실성을 덜었다.
칩스법 보조금을 통해 삼성전자는 2026년 가동 목표인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패키징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해 HBM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 상무부는 이번 투자로 신규 설비 일자리 1000개와 건설 일자리 수백 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다음 달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한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정확하게 집행할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법을 비판하고 관세 부과를 대안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매겨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만들면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반도체법에 따라 삼성 등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한 텍사스주 등의 공화당 의원들 역시 반도체법 폐기 등에는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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