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강릉 노찬혁 기자] 정경호 강원FC 신임 감독이 구단에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은 23일 오후 1시 강원도 강릉 강원FC 오렌지하우스에서 '제11대 사령탑' 정경호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올 시즌 강원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9승 7무 12패 승점 64점으로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고,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강원은 윤정환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강원 출신의 정 감독은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주문진중,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를 졸업했다.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정 감독은 강주 상무, 전북 현대를 거쳐 2009년 창단 멤버로 강원에 합류했다.
지난 2010년에는 강원에서 주장을 역임하며 핵심 선수로 뛰었다. 정 감독은 K리그 통산 238경기 30골 14도움을 올렸고, A매치 41경기 6골을 기록했다. 은퇴 이후 정 감독은 울산, 성남FC,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를 거쳐 지난해 강원의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그리고 마침내 강원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정 감독은 취임사를 통해 "소중한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시간 고생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를 쌓았다. 부담감은 없다. 그런 노하우를 잘 녹여내서 좋은 팀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원의 철학, 비전을 제시했다.
[정경호 감독 취임 기자회견 일문일답]
- 이번 시즌 강원이 돌풍을 일으켰는데 후임자로서 부담감은 없는지?
수석코치도 오래했고, 감독대행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다. 예전에는 경험 부족, 철학이 없어 부담감이 많았지만 지금은 더 좋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내가 겪은 과정을 통해 색깔이 있고, 단단한 팀, 선수들과 철학을 공유해 K리그1에서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팀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 팬들이 운동장에 찾아와 강원FC만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면 성적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 2025시즌 전력 보강은?
전력 보강은 김병지 대표, 스카우터, 전력강화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금 강원은 시스템이 잘 돼 있다. 양민혁을 잘 발굴했고, '제2의 양민혁'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런 부분이 시·도민 구단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팬들 입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와 기대가 있을 것이다. 코치는 잘했지만 감독은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을 것인데 내가 감독으로서 증명해야 할 부분이다.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누구나 코치 시절이 있고, 코치 시절을 통해 감독이 됐을 것이다. 나도 이게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강원을 건강한 팀으로 만들겠다.
- 정경호 감독에게 강원은 어떤 의미인가?
삼척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축구를 했다. 강릉은 아주 많은 것을 가져다 준 곳이다. 내가 지도자로 돌아올 수 있어 영광이다. 강원에서 첫 감독을 할 줄 생각도 못했다. 고향팀이기도 하고 축구를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만약 강원 감독이 된다면 감독으로서 많은 역량과 커리어를 쌓고, 준비가 잘 됐을 때 돌아오고 싶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돌아왔지만 승강 플레이오프, 강등 경쟁 등 많은 경험이 강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담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용기를 내서 2023년에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살아남았고, 용기를 통해 올 시즌 준우승을 거뒀다. 부담감보다 큰 용기를 갖고 선수들과 함께 멋진 팀을 만들고 색깔을 가진 팀을 만들고 싶다. 이제는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해진 시대다. 지도자의 리더십, 역량에 따라 팀이 달라질 수 있다. 구단의 철학, 선수단의 방향성을 잡아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 수석코치 시절 많이 배운 부분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나는 행복한 지도자였다. 유상철 감독을 시작으로 5명의 감독을 모셨다. 배울 게 굉장히 많았고, 내 것으로 녹여내야 할 부분도 있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고, 성장할 수 있었다. 요즘 젊은 지도자가 많이 없다. 준비가 많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을 하면서 실패한 경우도 많다. 이정효 감독도 그렇고 코치 시절을 잘 보낸 사람들이 팀을 잘 만드는 걸 보았다. 젊은 지도자들이 인내하고, 많은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통해 노하우를 쌓고 지도자의 길을 묵묵히 갔으면 좋겠다.
- 코치로 일할 때와 감독으로 일할 때 무엇이 달라졌는지?
코치를 일할 때에는 숲 안에서 나무를 자세하게 보고, 감독은 숲 밖에서 본다. 숲 안에서 보는 것과 숲 밖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 밖에서는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코치일 때 숲 안에서 부족한 부분을 가꿨다고 한다면 감독은 밖에서 큰 모양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봐야 한다. 디테일하게 보면서 숲 밖은 어떻게 보여지는지 안과 밖을 넘나들며 소통할 예정이다.
- 양민혁, 황문기 등 일부 선수 공백은 어떻게 메울 것인지?
선수 보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많이 도와주고 있다. 아시다시피 예산의 한계도 있고, 선수들의 몸값이 많이 올랐다. 필요한 선수를 영입 못할 수도 있다. 강원은 파인다이닝이 아니고 일반 식당이다. 줄을 서 있는 맛집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 리스크가 있지만 그 부분에 목적을 두고 새로운 선수들을 채워서 제2의 양민혁, 제2의 황문기를 배출해야 하는 게 강원이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선수들을 볼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다섯 가지를 이야기한다. 체력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 전술적인 부분, 심리적인 부분, 그리고 마지막이 태도다. 이제 태도가 경쟁력이다. 세상이 많이 바뀌어도 태도가 좋지 않으면 안 된다. 간절함, 절실함으로 훈련에 임하고 받아들였을 때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태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선택을 잘 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신경 쓰고 공감대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 코칭스태프 구성은 마쳤는지?
다 마쳤다. 코칭스태프는 박용호 수석코치, 최효진, 송창호 필드코치, 정상호 골키퍼코치, 피지컬파트는 올 시즌 FC안양에서 우승에 기여한 장성민 피지컬코치로 구성했다. B팀의 어린 선수들을 돕게 만들자는 취지로 오범석 코치가 B팀 전담 코치를 맡고, 김민식 2군 전담 골키퍼코치, 변주원 2군 피지컬코치로 꾸렸다. 1군과 B팀을 확실하게 이원화할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방향성과 같아야 한다. 시스템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 게임모델을 잘 소화할 수 있게 구축돼야 한다. 1군으로 콜업을 했을 때 선수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콜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 강원이 시·도민 구단의 모범이 되는 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향후 일정은?
20일부터 훈련하고 있고, B팀 선수들은 좀 더 일찍 소집해서 훈련을 해왔다. 1월 1일에 튀르키예 안탈리아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다. 새해 첫 날부터 가는 게 싫을 수도 있겠지만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점차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새해에 새로운 마음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고 즐겁게 생각하려고 한다. 동계훈련에서는 연습경기를 많이 잡았다. 연습경기를 통해 수정과 분석을 거쳐 게임모델을 만든 것처럼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선수의 장점을 살리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좋은 방향성을 가진 게임모델을 찾을 계획이다.
- 현재 강원에서 '제2의 양민혁', '제2의 황문기'가 될만한 후보 선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제2의 양민혁이 나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양민혁은 K리그 50년 역사에 처음 나온 선수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22세 이하(U-22) 자원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전지훈련을 통해 거듭할수록 장점을 많이 찾아 주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성남FC 코치 시절 김지수를 추천해 프로에 콜업했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튀르키예 동계훈련에서 선수들의 재능을 보고 잘 케어한다면 제2의 양민혁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한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 윤정환 감독의 인천 유나이티드 부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따로 이야기한 적은 없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 아름답고, 용기 있고, 대단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그런 부분을 보고 나도 배웠다. 도전 정신이 있기 때문에 인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점이 많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인천이 2부에서 1부로 승격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경기 챙겨보면서 응원하겠다.
- 구체적인 철학은 무엇인지?
철학이라는 건 많은 경험을 토대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하우가 쌓여 철학이 된다고 생각한다. 철학은 바뀔 수도 있고, 고전적일 수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뀐다. 축구로 본다면 구조적으로 이기는 축구,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축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그러면서 강원만의 색깔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잘 공유하는 게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 다음 시즌 포지션 변경에 대한 구상이 있는지?
늘 느낀 것이지만 포지션 변경에 대해 성공도 했고, 실패도 했다. 상주 상무에서 3년 동안 수석코치를 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가는데 포지션이 겹칠 때가 많았다. 그때 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했는데 노하우가 생겼다. 따라서 실패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게 포지션 변경이다. 황문기, 이유현, 이기혁 등 강원 선수들이 포지션 변경을 통해 성공했다. 또 어떤 포지션 변경이 일어날지 튀르키예 전지훈련을 통해 지켜보겠다.
- 입단 테스트를 받는 장결희의 몸 상태는?
일단 이번주까지 훈련 중이고, 장점을 찾고 있다. 어린 시절 재능이 큰 선수였는데 왜 성장이 멈췄는지 관찰하고 있다. 이번주까지 관찰할 것이다. 다만 연습경기를 못해서 어려운 점이 있다. 연습경기를 통해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 부분까지 감안해서 좋은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 가장 인상적인 축하 메시지는 무엇인지?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수석코치를 오래하고 고생한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다들 '고생한 만큼 기회가 온 거니까 기회를 잘 살려라'라고 말하더라. 몇몇 후배들은 내가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내가 책임감을 느껴야겠구나 느꼈다. 솔직하게 후배들에게 사실 나도 탑클래스 선수 출신, 감독은 아니지만 기회가 오는 게 참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후배들에게 더 인내하고, 연구하고, 공부하고,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도 좋은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고, 좋은 지도자를 배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영감을 주는 팀이나 지도자는 누구인지?
유럽 축구를 많이 본다. 요새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굉장히 좋은 지도자가 많아졌다.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 세계적으로 보면 젊은 지도자, 철학과 게임모델이 확실한 지도자가 많다. 배울 게 정말 많다. 성장하는 지도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지도자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지도자들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해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것 같다.
강릉=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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