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할 욕심은 없어, 안타만 많이 치고 싶어.”
KIA 타이거즈 ‘밀어치기 장인’ 김선빈(35)은 시즌 막판과 한국시리즈서 신들린 듯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한국시리즈 5경기서 17타수 10안타 타율 0.588 2타점 3득점 OPS 1.518을 기록한 끝에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최근 MVP들의 저녁식사 방송을 2편으로 나눠 내보냈다. 정규시즌 MVP 김도영과 김선빈이 소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야구 얘기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선빈의 시즌 막판 타격감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김도영은 “아무리 김선빈이라도 진짜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했다.
단순히 한국시리즈서 잘 친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올해 김선빈의 시즌 후반 성적을 보면 7월 22경기서 타율 0.233, 8월 22경기서 타율 0.393, 9월 12경기서 타율 0.500을 찍었다. 결국 0.329로 시즌을 마쳤다. 커리어 통산 0.305. 3할 타자인 이유가 있다.
사실 7월의 부진이 8월 초반까지도 이어졌다. 8월8일 KT 위즈전을 마치자 0.274까지 내려갔다. 4월20일 NC 다이노스전을 마치고 나니 0.258까지 내려간 데 이어 최대 위기였다. 그러나 김선빈은 8월9일 삼성 라라이온즈전 2안타를 시작으로 시즌 막판, 한국시리즈까지 미친 듯이 달렸다. 김선빈은 자신도 뿌듯한 듯 “5푼8리(실제 5푼5리) 올렸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기본적으로 컨택 커버리지가 넓은 타자다. 국내에서 밀어치기를 가장 잘 하는 우타자이기도 하다. 신장이 작아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는 김선빈에게도 이점은 아니다. 자세가 무너질 듯 하다가도 중심이 무너지지 않고 자신만의 타격을 하는 타자다.
이후 한국시리즈 얘기가 나왔다. 김선빈은 웃더니 “나도 미친X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규시즌 후 라이브배팅, 상무,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서도 타격감이 너무 좋아 걱정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선빈은 "9월부터 계속 좋았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하고 엔트리에서 빠지고 운동을 하나도 안 했다. 계속 쉬기만 했다. 상무, 롯데랑 하면서 ‘안 맞으면 어쩌지’ 그랬는데 라이브배팅을 하는데 너무 좋았다. 그래서 속으로 ‘아, 너무 빠른데, 지금 치면 안 되는데’ 이 생각을 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들어갔다. 비가 많이 내려 몸이 무거웠지만, 안타가 꾸준히 나오면서 팀의 V12에 힘을 제대로 보탰다. 김선빈은 “1차전에 안타 칠 때도 몸이 무거웠는데, 방망이를 내니까 맞더라. 그때부터 마음 편하게 했다. 솔직히 즐기자는 마음이 컸다. 분명히 얘네들도(삼성) 긴장을 할 텐데. 내가 즐기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한국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둘렀다. 악천후 속에 치러진 1~2차전서 좋은 결과를 낸 게 결정적이었다. 김선빈의 ‘미친 대반전’ 타격에 천하의 김도영도 놀라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 김선빈은 "솔직히 3할 욕심은 없다. 안타만 많이 치고 싶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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