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1월 차보험 손해율 92.7%…3년간 인하한 탓
경기 악화로 ‘상생금융 시즌2’…동결 전망 우세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지난달 한파와 폭설이 이어지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껑충 뛰었다.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가 악화된 만큼 소비자에게 부담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7개 손해보험사(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92.7%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5.3%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6.8%p나 올랐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2%로 본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지출 비율이다. 이를 초과하면 사실상 적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커진 건 손해보험사들이 지난 3년간 금융소비자 상생을 위해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영향이다. 보험사들은 매년 건강보험 수가, 진료비, 부품값 등이 오르는 만큼 보험료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3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한 만큼 내년에는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에서 ‘상생금융’ 시즌2가 다시 시작되면서 도리어 인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금융사들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연체 우려가 있는 소상공인에게 선제적으로 채무조정을 해주는 ‘소상공인 금융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업황이 어려운 카드사도 중소·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을 6년간 인하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올려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인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동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관련 요율 조정안은 연말쯤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 다만 올해는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달 초 있었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내면서 보험료 인하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으나 올해는 적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이유로 분석된다.
자동차보험료 조정 논의는 올 한 해의 손해율을 바탕으로 다음 달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보험료 조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다”며 “손해율은 1~12월 1년 간을 기준으로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적자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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