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착륙 중 폭발
구조자 2명 빼고 전원 사망…141명 신원 확인 완료
진상 조사 수개월 이상 전망…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지난 29일 전남 무안공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소방청 등 구조 당국은 전날 오후 9시 7분 기준 실종자 2명을 추가로 수습해 사고 발생 11시간 만에 인명 수색을 마무리했다.
탑승객 181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에서 착륙하다 공항 외벽에 충돌해 폭발했다.
여객기에는 3세부터 7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타고 있었다.
폭발 화재로 항공기 꼬리 부분만 식별이 가능한 상태였고, 나머지 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에 탔다. 이로 인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179명(남 84명, 여 85명, 확인 불가 10명)이 전원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43분 만인 오전 9시 46분쯤 초기 진화를 마쳤다.
구조 당국은 인력 1572명, 장비 228대를 동원해 구조·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전날 오전 9시 48분 불타지 않고 남아있던 기체 꼬리에 있던 여성 승무원 1명을 구조했고, 10분 뒤 사고 비행기 기체 후미 부분에서 사망자 28명을 발견해 수습했다.
이후 구조 당국은 추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밤새 기체 후미와 화재 잔여물 속을 수색했으나 끝내 발견되지 않아 179명을 사망자로 최종 집계했다.
1983년 269명이 사망한 대한항공 격추 사건과 1997년 8월 괌 공항으로 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언덕에 충돌하면서 228명이 숨진 사고 이후 3번째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여객기 참사로 기록됐다.
사고가 난 기종은 미국 보잉사 '737-800'으로 나타났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인 기종이며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대부분인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사고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고장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 참사 과정에서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이 제주항공 사고 항공기에 착륙 직전 버드 스트라이크를 주의하라는 경고 신호를 보냈고, 불과 2분 뒤 조종사의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요청이 있었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최소 수개월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고기의 블랙박스인 비행자료기록장치 외형이 일부 손상된 채 수거돼 조사 작업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만일 블랙박스 훼손이 심할 경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 조사를 맡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블랙박스 해독 작업만 6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현재 항공안전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사고와 관련 사망자 신원 확인과 수습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30일 오전 무안공항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망자 179명 가운데 141명의 신원 확인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유류품 확인과 지문 대조 또는 가족과의 유전자 비교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으며, 사망자 전원을 임시 안치소에 안치했다. 사고 수습 당국은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38명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DNA 신속 판독기 3대를 투입해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고 수습 당국은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공항 현장,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에 대한 조의와 애도를 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인 이날 제주항공의 참사 때 쓰여진 같은 기종이 '랜딩 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랜딩 기어는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이 발견돼 회항했다. 해당 여객기에는 161명이 탑승했으며, 오전 7시 반쯤 다시 김포공항에 내려 항공기를 교체한 뒤 다시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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