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사, 불황 속 대규모 체질개선 줄줄이 진행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 제도 변화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2024년 게임업계는 구조조정과 규제 변화 속에서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했다.
엔씨소프트의 대대적인 경영 효율화, 중국 게임 글로벌 시장 확대,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등 사건은 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올해 주요 뉴스를 되짚어보며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해본다.
1. 게임업계 한파 속 엔씨소프트, 경영 효율화 시작
연초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프로젝트 축소를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업계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효율화 조치가 게임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으며, 여러 게임사도 유사한 경영 전략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컴투스,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등 여러 곳에서 구조조정이 있었다. 해외에서는 액티비전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EA, 유비소프트 등 주요 업체에서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2.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제도’ 3월 시행
3월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됐다. 이 제도는 한국 게임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 법안은 사용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되며, 정보 공개를 소홀히 한 게임사에 대해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제도 시행 이후 일부 게임사 매출이 감소했으나,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이용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게임사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3. 과징금 116억 원과 대법원 패소, 메이플 큐브 사태 결말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에 메이플스토리 큐브 사태 등에 대해 116억원(잠정)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넥슨은 큐브 유료 판매를 중단하고, 한국소비자원과 분쟁조정으로 전체 유저에게 큐브 사용액 일부인 217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올해 11월에 대법원이 메이플스토리 유저인 김준성 씨가 넥슨을 상대로 큐브 구매액을 돌려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이용자 손을 들어줬다. 법원에서 지급하라고 명령한 액수는 원고가 청구한 것의 5%인 약 57만원에 불과하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소송에서 ‘게임사의 적극적인 기망(남을 속이는 것) 행위’가 인정된 판례가 이후 유사 사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대법원으로 대표되는 사법부, 확률 정보 공개제도를 시행한 행정부, ‘게임사 입증책임’ 등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보강하는 법안을 발의한 입법부까지,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법제도적인 환경이 한층 날카로워졌다.
4. 게임 사전심의 위헌 헌법소원 21만명의 목소리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가 새 국면을 맞이했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인 21만751명이 참여해 정부의 게임 사전심의가 위헌이라 주장하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게임위가 ‘범죄·폭력·음란에 대한 모방심리를 부추길 우려’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특정 게임의 제작이나 출시를 막는 것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침해한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정부가 게임에 대해서 사전심의를 하는 곳은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일부에 불과하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청소년이용불가를 제외한 게임의 경우 민간심의가 자리를 잡았다.
이에 정부에서도 헌법소원 이전부터 글로벌에 맞는 기준을 마련해 게임 심의를 모두 민간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게임 심의 완전 민간이양’이 출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게임 심의는 완전히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게 된다.
5. 소니의 ‘콘코드’ 참패, 대형 게임사 위기
소니 야심작 <콘코드>가 출시 12일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는 참패를 기록했다. 개발 기간 8년, 개발비 35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온라인 슈팅 장르 경쟁작과 차별화된 게임성을 지니지 못했다.
동시접속자 수 약 700명, 판매량 2만5000장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에 개발사 파이어워크 스튜디오는 폐쇄됐다. 소위 ‘AAA’라 불리는 대작에 부합되는 상품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6. <니케> 대박 ‘시프트업’ 상장
시프트업이 코스피에 상장하며 화제가 됐다. 이 회사는 앞서 <승리의 여신 : 니케>를 흥행시켰고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내놓으며 연이어 주목받았다.
이와 맞물려 기업공개 절차를 밟으며 높은 몸값을 인정 받는 대어가 됐다. 공모가 6만원으로 시장 거래를 시작했으며, 상장 첫날 장중 8만9500원까지 상승하며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7. 게임 이용자 질병코드 등록 논란
지난 9월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문제를 논의하는 공청회가 열렸다. 통계청은 내년 10월경 국내 질병분류체계 10차 개정 초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내 질병분류체계에 대한 논의와 함께 관련 부처 및 찬·반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자 공청회를 기획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광주 ‘2024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GDC)’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반대’서명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후에도 서명 운동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8. 검은 신화: 오공 흥행, 중국 게임 글로벌 침투
중국 게임사 활동 범위가 올해 크게 넓어졌다. 원신을 기점으로 서브컬처 테마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
표작은 지난 8월에 출시되어 한 달 만에 2000만 장이 판매된 <검은 신화: 오공>이다. 중국 고서 중 하나인 서유기를 배경으로 삼아, PC와 콘솔 패키지라는 새 영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중국 게임사 글로벌 진격은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상하이 게임 엑스포 ‘차이나조이’에 소니가 중국 게임사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지원하는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결과물 다수가 출품됐다. 12월에 넷이즈 게임즈가 출시한 히어로 슈팅 게임 <마블 라이벌즈>가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40만명을 돌파하며 눈길을 끌었다. 스팀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PC와 새 영역인 콘솔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국내 게임업계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9. <팔월드>, <다크앤다커> 게임업계 저작권 분쟁
포켓페어 <팔월드>는 출시 전부터 닌텐도의 <포켓몬스터> IP와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9월 닌텐도가 포켓페어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다. 닌텐도는 <팔월>'의 몬스터를 포획하는 방식, 몬스터 탑승 관련 방식 등에 대한 특허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넥슨이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다크앤다커> 관련 영업비밀침해금지 등에 대한 소송은 지난 10월24일 1심 재판의 선고가 예정됐으나, 12월17일 추가 변론이 열리면서 최종 선고 기일이 내년 2월13일로 미뤄졌다. 해당 소송은 넥슨이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P3>에 탈출 기능의 존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추가 변론 과정에서 탈출을 전제로 개발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이다.
10. 20주년 맞은 최대 게임행사 ‘지스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올해 대회 개최 20년을 맞았다. 주최 측은 지스타 역사와 비전 그리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특별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등 행사의 의미를 크게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밸브의 플랫폼 스팀과 협업을 통한 인디 게임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예년과 다른 기획 전시를 보여줘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넥슨이 7년 만에 메인 스폰서를 맡아 전시회 호스트 역할을 맡아줬고,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웹젠 등 주요 게임업체가 대거 참가해 20주년 간 쌓아온 전시회 위상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2024년은 경기 침체와 규제 강화 속에서도 게임산업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해였다”며 “구조조정과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도전 속에서 게임사가 어떻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지가 내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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