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기 하방 리스크‧환율 변동성 확대 어려움 직면”
“구조조정 해결 방치한 탓 정책변수 간 상충 확대”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구조조정 문제를 또 한번 짚었다. 단기적 부양도 중요하지만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해야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신년사를 통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단기적인 부양과 함께 고통스럽더라도 구조조정 문제에 집중해서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가 경기 하방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정책변수 간 상충이 일어나는 이유를 구조조정을 방치한 탓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고려한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한다면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며 “경기를 고려해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면서도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도와주더라도 현상 유지를 위한 지원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중 자영업자 비중(23.2%)은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며 자영업자들이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진출하게 도와주는 구조조정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갈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며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포함한 경제 시스템 전반이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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