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팀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포스팅 마감이 임박한 김혜성(26)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협상 중인 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희박한 확률을 뚫고 돌아오면 키움도 은근히 골치 아플 전망이다.
분명한 건 김혜성이 키움에서 장기적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 겨울 메이저리그에 못 가더라도 1년 뒤 FA 자격을 얻어 떠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즉, 키움은 김혜성의 거취와 무관하게 중앙내야의 새 판을 짜야 한다. 그럴 각오를 하고 준비하고 있다.
사실 김하성(30, FA)이 떠난 뒤 중앙내야의 확실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김혜성이 최고의 중앙내야수로 거듭나긴 했지만 유격수 고민은 계속됐다. 이런 상황서 김혜성을 대신할 2루수도 발굴해야 한다. 일단 구단은 2023시즌 후 김주형과 신준우를 방출했다.
결국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작년에 은근히 1군에 오래 있었던 고영우(23)와 기대주 이재상(20)이다. 고영우는 대학 시절에도 공수겸장 내야수로 재능이 출중했다. 2루수, 유격수, 3루수,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부지런하게 뛰었다. 이재상 역시 마찬가지. 둘 다 수비 기본기가 탄탄하다.
단, 아직 프로에서 1군 풀타임을 버틸 체력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건 당연했던 현실이다. 키움이 작년 5월 말에 NC 다이노스에 김휘집을 넘긴 것도 결국 이들의 성장을 어느 정도 믿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중앙내야를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키움은 2025 신인드래프트 2~3라운드에 염승원(휘문고)과 어준서(경기고), 여동욱(대구상원고)을 뽑았다. 염승원과 어준서는 공수겸장 좌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고, 여동욱은 키움에 씨앗이 마른 거포 유망주다. 장기적으로 이들이 1군에서 승부를 볼 필요가 있다.
1~2년차들의 성장통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카드들도 있다. 키움은 최주환(37)과 2+1+1년 12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최주환은 1년 전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왔다. SSG 랜더스를 떠나는 과정은 충격적이었지만, 막상 키움에서 뛰어보니 젊은 선수들의 열정과 분위기에 매료됐다는 후문이다.
40세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최주환이 키움 중앙내야의 기둥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키움은 최주환의 한 방 능력에 2루수 소화능력이 여전할 것으로 바라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방출생 시장에서 오선진이란 멀티 내야수도 데려왔다.
사실 키움이 안정적인 중앙내야의 리빌딩을 위해 마음만 먹는다면 FA 시장에서 서건창(36)을 데려오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1년 전 LG 트윈스에서 ‘셀프 방출’ 절차를 밟은 서건창에게 가장 먼저 연락한 구단이 키움이었다. 당시 고형욱 단장은 미래에 언제라도 다시 함께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건넸다. 서건창은 KIA 타이거즈와 의견 격차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은 김혜성 없는 삶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포스팅이 무산되더라도 장기적으로 김혜성에게 어울리는 무대는 결국 메이저리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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