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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지난해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던 KBS가 올해도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민서홍 건축가에 의해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제작진이 촬영 도중 병산서원의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등을 거는 등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민 건축가는 "병산서원은 사적 제 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라며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고, 이 소식이 알려지며 비난이 폭주했다. 이에 KBS 측은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KBS의 문화 유산 훼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7년 드라마 '대조영' 촬영 중 문경새재(사적 제 147호)의 성벽과 기둥 곳곳에 수십 개의 대못과 철사를 박은 후 그대로 방치한 바 있다. 당시 KBS 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문경시에 사과를 전했으나, 18년 만에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KBS는 지난해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광복절에 기모노 차림의 출연진이 등장하고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것.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KBS는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됐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밀리며 광복절 새벽에 방송하게 됐다. 제작진의 불찰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와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두 달 후인 한글날 '제 578호 한글날 경축식' 공연을 중계하던 중 '기역'을 '기억'으로, '디귿'을 '디읃'으로 표기하는 등의 자막 오류를 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법정 제재인 '관계자 징계' 처분을 내렸고, KBS 관계자는 "꼼꼼하게 검수했어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재발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계속된 논란 속에서 KBS는 시청자의 신뢰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품격을 잃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3일 자신의 개인 계정을 통해 "문화재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KBS 촬영팀을 비판했다. 이날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에는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라는 제목의 고발장 또한 접수됐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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