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그룹,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서 2025 신년회 개최
정 회장, 그룹 혁신·위기 극복 DNA 강조…"비관적 태도 조심해야"
정 회장 및 그룹 경영진 HMG 라운드테이블 참석…올해 목표 공유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 없다고 강조하며,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고 주문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2025년 신년회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2025년 신년회는 그룹 경영진들과 임직원들이 올해 경영환경과 그룹의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하고, 혁신 의지, 체질 개선, 팀워크 등으로 대내외 도전을 극복하자는 공감대를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새해 메시지와 함께 HMG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HMG 라운드 테이블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창현 현대차 사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200명의 임직원들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남양연구소, 2024년 기아 오토랜드 광명, 2025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최근 3년 연속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가 아닌 현장에서 신년회를 개최했다.
올해 행사가 열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현대차의 고객과 비전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이날 신년회에서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모인 직원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직원들도 질문에 참여하는 등 경영진들과 그룹 임직원들이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비전을 공유했다.
현대차그룹은 행사에 앞서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정의선 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위기에 맞서는 관점과 자세 및 현대차그룹의 변화와 혁신, 위기극복 DNA를 강조했다.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면밀한 준비와 유연한 자세로 위기를 극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자는 의지를 힘주어 말했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 서두에서 "우리는 지난 한 해 많은 것을 이루었다"며 "여러분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 낸 성과는 우리가 고객들의 신뢰를 얻은 결과물"이라고 임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피해갈 수 없는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낙관에 사로잡히거나 비관적 태도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예측 불허의 국제 정세,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급변과 무역 갈등, 소비자 우위 시장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신흥 경쟁사들의 기술 발전과 도전, 기술 혁신 가속화와 이로 인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 등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그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단언하고,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에 잘 됐으니 올해도 잘 되리라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며 "잘 버티자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 회장은 "우리에게 닥쳐올 도전들로 인해 비관주의적 태도에 빠지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면서 "위기에 움츠러들게 되면 지금 가진 것을 지키자고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퍼펙트 스톰 같은 단어들은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야지 비관주의에 빠져 수세적 자세로 혁신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정 회장은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내외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도전'과 '예상하지 못했던 도전'으로 언급하며 위기를 함께 이겨내기 위한 방안도 구체화했다.
먼저 정 회장은 예상할 수 있는 도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면밀하게 준비해서 미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단순히 위기 요인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기가 발생하게 된 배경, 콘텍스트, 역사적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기회의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객관적인 분석과 총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같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문화를 갖추게 되면, 그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의선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어떤 시험과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격려했다.
정 회장은 올해 최초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데 대해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지난해 말 단행한 사장단 인사의 의미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장재훈 사장을 완성차담당 부회장에, 호세 무뇨스 사장을 현대차 신임 대표이사에, 성 김 고문역을 그룹 전략기획 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미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내부 핵심역량을 결집하고, 미래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그룹사 대표이사와 주요 직책에 과감히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회장은 "국적, 성별, 학력, 연차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자와도 전략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정의선 회장의 새해 메시지에 이어 그룹 경영진들이 참여하는 좌담회 형식의 HMG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좌담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한 그룹 주요 경영진들이 함께 했고, 현대차 김혜인 HR본부 부사장이 모더레이터로서 진행을 맡았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들은 올해 경영 환경은 물론 각 사의 올해 목표 및 비전, 일하는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장재훈 부회장은 "올해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해로 앞으로 수년을 결정할 수 있는 해"라며 "위기라는 한자에서 보듯 위기란 위험과 기회 모두 내포한다.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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