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이동욱이 영화 '하얼빈'에 임한 마음가짐과 더불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기부금을 전한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마이데일리는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얼빈'에 출연한 이동욱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안중근(현빈)을 필두로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 최재형(유재명), 이창섭(이동욱) 등이 독립군으로 뭉쳤다.
이날 이동욱은 "우민호 감독님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제 드라마를 거의 다 봤다고 하더라. 원래 좋아했다고,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보여준 새로운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또 다른 제 모습을 봤기 때문에 '하얼빈'의 이창섭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제안해 주신 것 같다"며 작품에 합류한 배경을 전했다.
이어 "연기할 때 감독님이 특별히 주문한 건 없다. 다만 진중하고, 선이 굵고, 뒤돌아보지 않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다른 작품을 할 땐 애드리브도 많이 하고 상의하에 대사를 바꾸기도 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럴 엄두가 안 났다. 이창섭은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안중근 등 실존 인물들을 희화화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일본군 오타니(박훈)와의 대치 장면은 의외로 금방 끝이 났다고 말했다. 이동욱은 "사전에 박훈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표정, 어떤 감정으로 할지 대화를 나눴는데 너무 고맙게도 '일단 해라. 맞춰 주겠다'고 하더라. 덕분에 현장에서 수월했던 것 같다. 한두 테이크 만에 오케이가 났다. 제일 고민했던 건 이창섭이 총을 어디에 맞아야 하냐는 것이다. 이마는 뻔한 것 같고 볼에 총을 맞게 됐다. 그 신이 이창섭의 마지막이기도 하지만 제 마지막 촬영이기도 했다. 나름 준비를 많이 하고 가서 오전 11시쯤 정말 빨리 끝이 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동욱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나온 결론인데, (영화와 같은) 이런 환경과 상황이라면 독립운동이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연기를 하고 있지만 감히 상상이 잘 안됐다. 20대 초반, 30대 나이에 어떤 마음으로 몸을 던져서 나라를 구했는지... 난 20대 초반에 뭘 했나 싶기도 했다. 헤아리기 어려운 마음이다.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났다면 그렇게 나설 수 있었을까. 너무 무섭고 겁이 났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진지하게 열심히 찍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털어놨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최근 정치적 이슈에 대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온 이동욱이다.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지원을 위해 5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한 그는 "일부러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1월 4일에 기부를 했다"며 "이 기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씩 희미해질 것 같았다. 한 번 더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되새겨 봤으면 했고, 저의 작은 마음이었다. 사실 저보다 훨씬 자주, 많은 액수를 기부하는 분들이 많다. 어제 기사화되면서 많은 분들이 알게 되었는데 쑥스럽다. 제 기부 기사를 통해 또 다른 기부가 이어진다면 좋은 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하얼빈'은 350만 관객을 돌파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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