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T1 다소 낮아지나 밸류업 차질 없을 듯
비용 이연 처리로 실적 영향 최소화 전망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급등하면서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지난해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CET1을 기준으로 한 주주환원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내세운 주주환원 계획을 이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RWA)이 높아지면서 CET1가 낮아진다. CET1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 비율로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통상적으로 CET1이 1~3bp(1bp=0.01%포인트) 내려간다. 원·달러 환율은 3분기 말 1307.8원에서 연말 1472.5원으로 164.7원이나 올랐다. 환율만 고려할 경우 연말 CET1은 0.16~0.49%p가 내려간다.
특히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이 CET1 13% 유지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주주환원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3분기 말 CET1은 ▲KB금융 13.85% ▲하나금융 13.17% ▲신한지주 13.13% ▲우리금융 12%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들의 4분기 CET1이 다소 낮아지겠으나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4분기 CET1은 3분기 수치였던 13.2%를 하회할 것이다”면서도 “2분기 수치인 12.8%보다 낮지는 않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은행권이 4분기에 외화환산손실 외에 발생한 실적 감소 요인을 이연 처리해 실적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명예퇴직규모와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확대한 것에 따른 비용을 1분기로 이연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신한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정도만 하회할 뿐 다른 은행들은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은행들이 CET1 수치와 관계 없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서 발표한 주주환원을 이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유가증권 매각 등으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을 지속해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자본비율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는 “몇몇 은행에서 보통주자본비율이 필요 자본비율을 밑돈다 해도 주주환원 확대에 시간이 걸릴 뿐 밸류업 계획 이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4분기 은행 자본비율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은행주 주주환원 정책을 크게 좌우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 후 환율 변화가 자본 비율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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