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성호, 내야 복귀
"유격수 훈련, 재밌다"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재밌습니다."
KT 위즈 내야수 천성호는 다시 내야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천성호는 지난 시즌 초반 KT의 공격을 이끌던 남자였다. 박경수의 후계자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천성호는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 시리즈부터 선발 2루수로 출전하며 주목을 받았다. 초반 맹타를 휘두르면서 한때 리그 타격 1위, 득점 1위에 올랐다.
그러나 5월부터 상대의 집중 공략에 힘겨워했다. 타율이 뚝뚝 떨어지고, 수비에서도 불안함을 보이면서 6월초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런 그에게 미션이 떨어졌다. 외야수 변신. 7월말 이강철 KT 감독은 "천성호는 외야 수비 훈련을 한다. 발도 나쁘지 않고, 방망이도 좋다. 지금부터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외야 글러브를 낀 건 초등학교 6학년 이후 처음. 지난해 여름 전북 익산에 위치한 KT 2군 구장에서 외야 훈련에 매진할 때 기자와 만났던 천성호는 "중학교 때부터는 내야수만 했다. 해보니까 보는 것보다 더 어렵더라. 오로지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에 포지션을 바꿨다. 어떻게 보면 난 내야수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라고 의지를 보이며 맹훈련에 임했다.
이후 천성호는 외야 자리에서 1군 경기를 소화하며 시즌을 마쳤다. 좌익수 7경기 33⅔이닝, 중견수 1경기 1이닝을 책임졌다. 그렇게 천성호는 외야수로서 조금씩 적응을 마쳐가고 있었다.
그러나 2024시즌이 끝난 후에 변화가 생겼다.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로 떠나고, 박경수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2루수 및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긴 것. 그래서 이강철 감독은 천성호에게 다시 내야 전향을 권유했고, 천성호는 이를 받아들였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 포지션.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프로에서는 낯선 자리다. 프로에 온 후에는 유격수 자리에서 4경기 11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2루수 99경기 543⅔이닝, 3루수 31경기 93⅓이닝, 1루수 13경기 38⅔이닝을 맡았다. 천성호의 내야 안착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8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천성호는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주말 하루 쉬고, 6일은 운동만 한다"라며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캠프 당시 감독님께서 말씀을 해주셨다. 팀에 내야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고, 받아들였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다시 내야로 온 이유가 지난 시즌 초반에 2루에서 잘하다가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아쉬웠다.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내야로 오게 됐다. 또한 외야는 어렵더라. 그동안 소화하지 않았던 포지션이니까 실수가 나왔을 때 대처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유격수 포지션에 설 것 같다. 욕심을 냈고, 꼭 하고 싶다. 유격수 훈련이 너무 재밌다. 물론 프로 와서도 잠깐 들어간 적이 있긴 하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다른 포지션하고 다를 것 없다'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천성호는 지난 시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잠깐이긴 하지만, 한때 리그 타격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꾸준함을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 75경기 69안타 1홈런 17타점 41득점 타율 0.295로 시즌을 마쳤다.
그 역시 "2024년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던 시즌이다. 물론 상무에서도 많이 뛰어봤지만,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재미도 있었고, 많은 걸 배웠다"라며 "내 컨디션이 좋았을 때는 뭘 해도 잘 됐지만, 안 좋았을 때 대처법이나 체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됐다. 그동안은 내 플레이에 집중하고 나만 생각했던 것 같다. 팀플레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느낀 시즌"이라고 말했다.
2024시즌에 잠재력을 보인 만큼, 이제는 그 잠재력을 완전히 드러낼 시간이다.
천성호는 "2024시즌보다 성장하고 싶다. 매 순간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릴 것이며, 다치지 않고 지난 시즌 경험을 토대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100경기 이상 출전이 목표다. 100경기 이상 나서면 기록적인 부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천성호는 지난해 12월 말, 8년의 긴 연애를 마치고 김나은 양과 결혼에 골인했다. 새신랑이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