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장진혁, 엄상백 FA 보상선수로 KT行
"설렘과 긴장 가득, 꾸준한 모습 보여주겠다"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제 외야수 장진혁은 한화 이글스가 아닌 KT 위즈를 위해 뛴다. 장진혁은 지난해 말 4년 최대 총액 78억을 받는 조건으로 한화로 온 투수 엄상백의 FA 보상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 관계자는 “야수진 뎁스 강화를 위한 영입”이라며 “KBO리그 평균 이상의 장타력과 수비와 주루에도 강점을 지닌 즉시전력감으로 기존 외야 자원과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광주제일고-단국대 출신으로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9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장진혁은 2018년 1군 무대 데뷔의 꿈을 이뤘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9시즌 113경기 80안타 1홈런 24타점 42득점 타율 0.254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게 전부였다. 많은 잠재력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외야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23시즌까지 통산 291경기 3홈런 56타점 타율 0.235에 그쳤다.
2024시즌은 달랐다. 김경문 감독 부임한 시즌 중반 이후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도 시즌 중에 "이제 야구에 눈을 뜨고 잘해야 할 때다. 그동안은 본인 자신을 못 믿었던 것 같다. 점잖게 자기의 일을 한다는 것에 끌린다. 또 우리 팀에 없는 베이스러닝도 보여준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2024시즌 99경기 76안타 9홈런 44타점 56득점 타율 0.263 14도루로 2019시즌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4도루는 팀 내 최다 도루. 그래서 시즌 종료 후 2025시즌 한화의 신규 유니폼 모델로 선택받는 등, 향후 한화의 중심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보상 선수 선택으로 한화 팬들과 이별을 하게 됐다.
9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장진혁은 "KT 연습복을 입었을 때 '이제 진짜 KT의 일원이 되었구나'라는 걸 실감한다. 지금까지도 나를 보면 아쉬워하는 한화 팬들이 진짜 많다. 있는 동안 감사했다고 꼭 전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KT의 선수로 수원 KT위즈파크를 누비게 되는 장진혁은 한화에서 달던 등번호 51번을 KT에서도 단다. 그는 "51번 등번호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달면 기분이 좋은 번호다(웃음). 마침 51번이 비어 있어 달게 됐다"라고 전했다.
다시 경쟁이다. KT는 탄탄한 외야진을 구축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멜 로하스 주니어를 비롯해 배정대, 김민혁이 있다. 또 안현민, 송민섭 등 백업 자원도 있다.
장진혁은 "물론 주전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러나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언제 나가더라도 좋은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 아직 주전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겠다. 그저,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적을 하게 되니 설렘도 있고, 긴장도 된다. 걱정도 크지만, 그보다는 내가 뭘 해야 될지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KT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으며, 야구 환경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들도 많기에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고향인 광주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장진혁은 "스프링캠프 가서 KT 동료들과 빨리 친해져야 한다"라고 웃으며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2024시즌 잘 보냈으니, 2025시즌도 잘하고 싶다. 그동안 했던 모습 그대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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