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잠재력을 소비하는 행보? 차주영, 커리어의 갈림길에 서다"
"'원경' 차주영, 노출 또 노출…19금으로만 주목 받기엔"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넷플릭스 히트작 '더 글로리'에서 최혜정 역을 맡아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차주영은 최근 방송가가 찾은 가장 흥미로운 얼굴 중 하나였다. 세련된 외모와 백치미를 오가는 연기력,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인 욕망을 생생하게 표현한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그녀의 가능성을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더 글로리' 속 최혜정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복잡한 내면을 가진 입체적 캐릭터로 그려졌고, 차주영은 이를 흡인력 있게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얻은 뒤 그녀가 선택한 길은 못내 아쉬움을 남긴다는 평가다. 차주영은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서의 성공 이후, KBS 2TV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에 출연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고자 했다. 그러나 주말극의 한정된 틀과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은 그녀의 연기력을 펼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더 글로리'의 화제성을 발판으로 삼아야 할 중요한 시점에서 이러한 선택은 배우로서의 행보를 정체시키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이어 차주영은 tvN과 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에서 원경왕후 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작품은 첫 방송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그 중심에는 연기보다는 19금 노출 장면이 자리하고 있었다. 첫 화에서는 차주영이 극중 이방원(이현욱)과의 합궁 장면을 통해 수위 높은 베드신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 2분여 간 이어진 가슴 노출 장면은 전체 60분의 화제성을 잡아먹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자극적인 장면은 '원경'을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지만, 배우와 작품의 진정성을 저해할 우려도 낳았다. 드라마는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으나, 차주영의 연기력 대신 노출 장면이 검색어를 장악했다. '더 글로리'에서 선보인 강렬한 연기를 기억하는 대중에게 이는 실망스러운 행보다.
차주영에게 있어 노출 장면은 그녀의 연기 폭을 넓히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연출이 연속적으로 부각되면서, 그녀의 연기력과 잠재력이 왜곡된 시각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배우의 이미지를 제한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다.
노출 연기는 작품의 맥락 속에서 적절히 활용될 때 강력한 감정 전달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불필요하게 강조된 자극적인 연출은 작품성과 배우의 이미지를 퇴색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차주영의 이와 같은 행보는 소속사의 기획력과 전략 부재를 드러낸 대목이다.
차주영은 세련된 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잠재력이 큰 배우다. 그러나 '더 글로리'와 '원경' 등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지나치게 특정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탐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소속사의 세심한 케어가 필수적이다. 짧은 기간 동안 노출 연기로만 화제를 모은다면, 대중은 배우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차주영은 이미 '더 글로리'에서 배우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그녀가 '원경'을 통해 보여준 파격적인 도전 역시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화제성에 그치는 선택이 아니라,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이다. 차주영이라는 이름이 단순히 '노출'이나 '파격 연기'로만 기억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녀의 다음 행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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