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코치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KIA 타이거즈는 V12와 별개로 2024시즌 실책으로 고전했다. 146개로 최다 1위를 차지했다. 세부 스탯을 따져보면 수비효율 자체는 나쁜 팀이 아니다. 그러나 유독 기록된 실수가 많았다. 조재영 작전-주루코치는 박기남 수비코치의 스트레스도 컸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에 따르면, 박기남 코치는 시즌 초반 내야수들의 식사 자리에 갑자기 나타나 “올해 실책 할 것 다 했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자신보다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먼저 헤아리고 격려했다. ‘실책왕’ 김도영의 핸들링 특훈을 1년 내내 담당하기도 했다.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지난 9일 한국시리즈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V12 순간을 떠올리며, 코치들에게도 한마디씩 들었다. 우승 확정이 되자 이범호 감독과 코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얼싸안고 기쁨을 표했다.
조재영 코치는 “끝나기 전에 누가 우는지 봤죠. (9회초)2OUT부터 우는 사람이 있었다. 울컥하긴 했는데 난 안 울었다. 박기남 코치와 이현곤 코치는 울었다. 수비코치님들이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힘들었던 감정이 복받쳐서 그랬을 수도 있고. 원 팀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매워주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한 시즌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조재영 코치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코치들끼리 ‘우는 사람 있으면 커피 사기’ 내기를 했다. 그러나 나카무라 다케시 코치는 “감독님이 가장 먼저 만세 부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코치진하고 얼싸안았다. 나도 눈물 났다. 다들 울길래 커피는 (아무도)사지 않았다”라고 했다.
우승이 감독과 선수들의 힘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훈련을 담당하고, 선수들을 관리하는 코치들의 노고 없이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KIA는 2024년 스프링캠프 시작을 감독 없이 코치들끼리 했다. 코치들이 감독 역할까지 십시일반 했고, 이범호 감독 선임 후에도 든든히 뒤를 받쳤다. 구단은 올해 코칭스태프 조각을 완성하면서, 코치들의 대우를 좀 더 신경 써줬다는 후문이다.
심재학 단장의 부름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정재훈 투수코치, 이동걸 불펜 코치도 감동 그 자체다. 정재훈 코치는 “개인적으로 KIA에 온 게 큰 변화였다. 와서 선수들하고 훈련하고 시즌 치르던 게 다 생각났다. 처음 단장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그 순간부터 떠올랐다. 이러려고 내가 여기에 왔나 보다. 이러려고”라고 했다.
심재학 단장은 “코치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다”라고 했다. 특히 자신이 직접 데려온 투수코치들이 너무 고생 많이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아울러 심재학 단장은 1군 코치 조각 전권을 이범호 감독에게 줘서 더 끈끈한 코칭스태프 케미스트리를 구축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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