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 팀에 누구 있다고?”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7)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그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외쳤다. 팬들이 “양현종”이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 팀에 양현종 있습니다”라고 했다. 양현종의 팬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 그리고 ‘타이거즈 프라이드’를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양현종은 11월에 열린 팬 페스타에서도 다시 한번 “우리 팀에 누구 있다고”를 외쳤다. 역시 팬들의 반응에 좋아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양현종은 지난 8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공개된 한국시리즈 비하인드 영상을 통해 그 순간을 돌아봤다.
양현종은 “이게 난 팬들이 말하는 것 중에 가장 좋아하는 단어다. 연차가 어느 정도 되다 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양현종 정도의 무게감을 갖는 선수라면, 양현종 정도의 연차라면 할 수 있는 얘기다.
사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MVP를 받았다면 좀 더 멋있게 할 생각이었다. 2차전서 5⅓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5차전에도 잘 던졌다면 MVP 후보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5차전서 2⅔이닝 4피안타(3피홈런) 3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MVP를 받았다면 이 말을 멋있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준비된 멘트였다. 많이 민망하지만 KIA 팬들은 좋아해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거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다. 왜냐하면 이때 아니면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좀 오글거리지만 했다”라고 했다.
5차전 막판 생각했던 얘기이기도 했다. 양현종은 “8~9회 정도에 생각했다. 뭐 항상 똑 같은 말이잖아요. ‘팀이 열심히 했고’ 뭐 이런 얘기보다 한국시리즈이고, 축제인데 나도 그래도 여기에서 정말 오랫동안 있었고, 팬들이 좋아해줄 수 있는 말을 하면 더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준비했다”라고 했다.
대부분 구단이 홈 경기 승리를 거둘 경우, 수훈선수와 그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다. 팬 서비스이자 의무다. 양현종은 뻔한 말 대신,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즐거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정말 타이거즈에 대한 소속감, 자부심이 대단하다.
양현종은 앞으로 그 코멘트를 반복할 일이 생길 것이다. 송진우의 KBO 최다 통산 210승과 KBO 최다 통산 3003이닝에 서서히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몇 년 더 걸리겠지만, 양현종이라면 불가능은 없다. 두 대기록을 넘어서서 그라운드 인터뷰를 할 일이 생기면 또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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