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성범이 형이 모이자고 했는데…”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그날. 외야진 리더 나성범이 최원준, 소크라테스 브리토, 이창진, 박정우 등 외야수 들에게 경기가 끝나면 외야로 모이자고 했다. 자신들끼리 멋지게 세리머니를 하고 전체 대열에 합류하자는 얘기였다.
나성범은 지난 8일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거의 끝날 때, 8회말이었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외야수들 고생도 했고, 항상 훈련도 같이 했고, 캠프 때부터 많이 붙어 다녔고, 친한 선수들은 많이 친하다. 한국시리즈 준비하면서도 재밌게 훈련했고 의미가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성범은 “그냥 우루루 가면 막 뒤죽박죽되거든요. 자기들끼리 그 흥이 못 이겨서. 그래서 외야수들은 잠깐 빠져 있다가 자기들끼리 하고 뒤에 가서 더 파이팅을 해주자. 이런 생각을 갖고 그런 취지로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우승을 차지한 뒤 아무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최원준은 “아무도 안 모이던데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승하고 정신없고 신나고 해서 그냥 다 (내야 그라운드로)뛰어들어오더라고요. 나만 외야로 갔다”라고 했다.
KIA의 V12는 클로저 정해영의 헛스윙 삼진으로 확정됐다. 정해영과 김태군이 가장 먼저 얼싸안았고, 뒤이어 내야수들이 마운드로 올라와 기쁨을 더했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성범은 이때 외야수들끼리 외야에서 따로 세레머니를 하고 내야, 마운드로 가자는 생각이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이창진은 약속을 망각(?)한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웃더니 “그걸 잊은 채 마운드로 달려갔다. 뛰어갔는데 ‘아차’ 싶어서 외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누가 나를 계속 안고 있더라”고 했다. 갸티비는 김규성이라는 영상 증거를 제공했다. 그러자 이창진은 “’나와, 나와 봐’라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를 지켜본 나성범은 “창진이는 거길 갔다가 다시 (외야로)오더라. 순간 깜빡하고 이제 조금 와~하다가 ‘아 맞다’ 이 느낌으로 왔다. 저희도 셋이서 이렇게 하다가 오겠지 하고 봤는데 안 오더라. 그런데 원준이도 늦게 왔다. 이게 너무 늦어지면 좀 그래서 그냥 (내야로)’가자 가자’ 그래서 가는 도중에 오는 애들 만나고 그랬다. (내야로)가라고 가라고 하면서 뛰어갔다”라고 했다.
아무렴 어떤가. 첫 우승의 감격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이창진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진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창진은 외야에 없어선 안 될 백업으로서, 올해 KIA의 통합우승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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