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그룹·엔비디아, 모빌리티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올해 현대차 공장 투입 목표
삼성·LG 등 주요 대기업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돌입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 로봇 사업에 승부수를 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00억원의 사재를 투입해 로봇 제작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데 이어 이번엔 미국 엔비디아와 손을 잡으며 AI 로봇 투자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제조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첨단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적극 확보해나가고 있으며, 로봇 기술 등 혁신적인 자동화 방식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 생태계 '이포레스트(E-FOREST)'를 구축해 글로벌 제조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파트너십을 통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Isaac)'으로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추진은 정 회장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2021년 정 회장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터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11억달러(약 1조4500억원)에 인수하며 사재 2400억원까지 투입하는 등 적지않은 공을 들였다.
인수 당시 정 회장은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로봇 시장을 꼭 잡아야한다"고 강조하며 로봇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을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산업 현장에서 안전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11월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 경호에 쓰이기도 하며 주목받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로봇을 이은 2족 보행 로봇 개발에도 속도를 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인간형) 이족보행 로봇인 '아틀라스'를 선보였으며, 아틀라스는 개량을 거쳐 지난해 4월 2세대 모델까지 공개됐다. 아틀라스는 바닥에 누워있다가 관절을 비틀어 일어나거나, 몸통을 360도로 회전하면서 걸어가는 등 실제 사람과 같은 행동 양상을 보여줬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올해 아틀라스를 현대자동차 공장 투입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 이내로 상용화를 발표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뿐만 아니라, 사회가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만큼 의료재활 현장에서 사용되거나 인간의 노동을 도와줄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로봇·AI 분야를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이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했다. 이후 연구개발(R&D) 본부 로보틱스랩으로 규모를 늘렸다.
로보틱스랩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도와줄 수 있는 착용 로봇 브랜드 '엑스블(X-ble)'을 탄생시켰으며, 지난해 11월 '엑스블 숄더'를 최초 공개했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해 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X-ble Waist)', 보행 약자의 재활을 위한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삼성·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도 로봇 시장에 뛰어들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날부터 새로운 중점 사업 전략 중 하나로 휴머노이드를 언급하는 등 로봇 개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2011년에 설립한 회사다.
한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대해 그다지 빠르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우리도 투자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자사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기술을 적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전자 역시 상업용 로봇 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꼽으며 집중 육성하고 있다.
경북 구미 LG 퓨쳐파크에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2017년 인천국제공항 안내 로봇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송 및 방역 등 다양한 상황에 상업용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또 이동형 AI홈 허브이자 AI 반려로봇인 Q9(코드명)의 베타서비스 버전을 이르면 올해 2월 출시하고,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하기도 하는 등 로봇 시장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봇 사업은 서튼 퓨처(확실한 미래)다"라며 "가사 로봇, 가사 휴머노이드 등의 컨셉을 가지고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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