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을 당장 넘어서긴 쉽지 않지만…
KBO리그 2024시즌 일부 3루수들은 억울했다. 절대적 측면에서 괜찮은 시즌을 보냈는데 ‘탈 KBO급’ 시즌을 보낸 김도영(22, KIA 타이거즈)의 ‘크레이지 모드’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김도영은 무려 97.2%를 득표한 반면,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1.4%, 천하의 최정(SSG 랜더스)은 1%,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0.4% 득표에 그쳤다.
사실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뿐, 송성문이나 최정의 활약은 상당히 뛰어났다. 특히 송성문의 경우 실질적으로 3루수 NO.2였다. 송성문은 142경기서 527타수 179안타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 장타율 0.518 출루율 0.409 OPS 0.927 득점권타율 0.372를 기록했다.
타율-최다안타 5위, 출루율 7위, 장타율 9위, 타점 11위였다. 2015년 2차 5라운드 49순위로 입단한 뒤 별 다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군 복무 이후에도 그저 그런 타자였다. 그런 송성문이 갑자기 리그 톱클래스의 3루수로 떠올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6.13으로 리그 7위, 조정득점생산력 148.9로 리그 5위였다. 3루수, 2루수, 1루수를 돌며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나 실책은 10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였다. 종합하면 송성문은 작년 KBO리그 3루수 2인자였디.
키움은 그런 송성문에게 연봉 3억원을 안겼다. 1억3000만원에서 무려 130.8% 인상됐다. 팀 내 최고 인상액이며, FA, 비FA 장기계약자들을 제외한 단년계약자들 중 가장 높은 몸값이다.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액수다.
송성문은 올해 다시 주장을 맡았다. 김혜성(LA 다저스)마저 떠나면서 책임감이 더 높아졌다. 야구를 잘 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 작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작년의 활약이 애버리지 상승의 시작임을 증명하려면 올 시즌이 정말 중요하다. 이미 송성문은 허문회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함께 타격훈련을 하는 등 개인훈련을 철저히 소화해왔다.
송성문이 현실적으로 리그 최고 3루수 소리를 듣긴 쉽지 않다. 김도영이 탈KBO급 활약을 이어갈 가능성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또한, 최정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최정이다. 노시환도 칼을 갈 것이다. 팀을 옮긴 허경민,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문보경 등 경쟁자도 매우 많다.
그러나 송성문은 외부의 시선에 대해 지나치게 의식을 하지 않는다. 차분하게 가야 할 길을 가며 자신의 야구를 살찌우는데 집중한다. 김도영과 최정은 자신과 다른 레벨이라고 인정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자기 객관화를 잘 하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려는 모습은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면서 3루수 골든글러브에 대해 한번쯤은 받고 싶다며 야심을 품기도 했다.
그렇게 스텝 바이 스텝으로 성장하면 된다. 그러면 김도영이나 최정을 더 많이 위협하는 날들이 찾아올 것이다. 송성문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를 드린다.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올 시즌도 주장으로서 선후배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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