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성문만 웃은 게 아니다. 이 선수도 인정을 받았다.
키움 히어로즈가 10일 발표한 연봉협상 결과표를 살펴보면, 5명의 억대 연봉자가 눈에 띈다. 그 중에서 하영민, 김성민, 이주형은 생애 첫 억대연봉자가 됐다. 인상률 130.8%로 3억원을 찍은 송성문이 돋보이지만, 이 선수도 단연 눈에 들어온다.
우완투수 하영민(30)이다. 2024시즌 연봉 8000만원서 올해 1억6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상액 8500만원, 인상률 106.3%다. 인상액은 1억7000만원의 송성문에 이어 2위이고, 인상률은 140.6%의 주승우, 130.8%의 송성문에 이어 3위.
하영민은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성장세가 느렸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하영민을 뽑자마자 선발과 롱릴리프로 부단히 기회를 줬으나 끝내 본 궤도에 올라오지 못했다. 지금은 야구계를 떠난 KIA 타이거즈 단장 출신 전직 감독도 하영민에게 관심을 줬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런 하영민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사라졌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 현역 군 복무를 했다. 그러나 극적으로 4년만에 돌아온 2022시즌, 불펜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홍원기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불펜으로 뛰며 무려 98경기에 나갔다. 2022년은 생애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3.43)을 찍었고, 2023년에는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57경기에 나갔다.
그리고 2024시즌. 하영민은 선발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홍원기 감독은 2024시즌 무려 12명의 투수에게 선발 등판을 지시할 정도였다. 그만큼 안우진(사회복무요원), 한현희(롯데 자이언츠) 등이 떠난 토종 선발진이 약했다.
여기서 하영민이 다시 한번 반등했다. 사실상 유일하게 살아남으며 1년을 완주했다. 28경기서 9승8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9회에 150.1이닝을 소화했다. 피안타율 0.280으로 낮지 않았으나 어떻게든 버텼다. WHIP는 1.50.
스피드와 구위가 압도적인 것도 아니고, 예리한 커맨드와 제구를 지닌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하영민에겐 과거와 달리 공격성이 돋보였다. 적어도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았고, 자기가 가진 무기를 다 쓰고 내려갔다. 홍원기 감독은 내용이나 결과보다 하영민의 자세를 더 높게 평가하며 끝까지 중용했다.
제대로 던지기 시작한 포크볼이 좋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2.3% 비율로 구사했다. 피안타율도 0.187로 수준급이었다. 토미 존 수술 경력자지만, 더 이상 건강에 문제가 없었고, 포크볼을 던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0.381이라는 포심 피안타율만 제어하면, 올 시즌 더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제 유망주에선 완전히 탈출했다.
키움 선발진은 작년보다 더 안 좋다.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외국인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을 뽑느라 외국인투수는 케니 로젠버그 밖에 없다. 하영민은 나머지 네 자리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질적으로 2선발 노릇을 해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4~5선발 같은 2선발로 버텨주기만 해도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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