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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의리는 조금 부족하다.”
공교롭게도 류현진(38, 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7, SSG 랜더스)의 의견은 일치했다. 한국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좌완 에이스는, 차세대 좌완 에이스를 얘기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현 시점에서 한국야구를 짊어지고 갈 토종 좌완 에이스가 없다는 소리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 11일 은퇴한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윤석민으로부터 차세대 류윤김(류현진~윤석민~김광현)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류현진은 1번 안우진-2번 원태인-3번 문동주, 김광현은 1번 안우진-2번 곽빈-3번 문동주라고 했다.
한 마디로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한국야구 최고투수 탑3를 매긴 것이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듯 전원 우완이다. 윤석민이 왼손투수는 없다고 하자 김광현이 조심스럽게 “이의리는 아직 조금 부족하다”라고 했다.
이들의 지적대로 각 팀에 젊은 우완 에이스감은 조금씩 발굴도 되고, 국내와 국제대회를 통해 성장하기도 한다. 큰 틀에서 류윤김의 아우라에 여전히 부족하지만, 구속부터 변화구 품질, 커맨드, 경기운영 등 모든 측면에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젊은 왼손 토종 에이스를 보유한 팀은 없다. 이의리는 2024년 6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여전히 재활 중이며, 올해 돌아와도 진정한 복귀 원년은 내년이다. 이의리는 아프지 전에도 제구 및 커맨드 이슈가 있었다.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에이스 계보에 올릴 수 있다는 생각 아닐까. 물론 김광현은 ‘부족하다’의 구체적 의미를 얘기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의리는 소중하다. 좌완 파이어볼러이기 때문이다. KIA는 2026년에 초점을 맞추고 서서히 본 궤도 진입을 도울 계획이다. 구속 및 구위 회복을 지켜봐야 하고, 에이스에게 필요한 덕목들을 채워나갈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안우진이 9월에 소집해제하기 전에, 구창모(NC 다이노스)가 6월17일에 전역한다. 안 아프면 한국야구 최고 좌완이다. 이의리보다 경기력의 일관성은 검증된 투수다. 문제는 안 아픈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서른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규정이닝을 한 번도 못 채웠다. 전역 이후엔 더 이상 아프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안 아파야 NC도 한국야구도 산다. NC는 당장 올 시즌 선발진이 고민이다. 현실적으로 구창모가 돌아와 슈퍼맨이 돼야 5강 경쟁을 펼칠 수 있다. 국가대표팀에도 자주 나가 좋은 실적을 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이의리도 마찬가지다.
이들 외에는 역시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정현우(키움 히어로즈)에게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아직 뚜껑을 열지도 않았지만, 역대급 완성형 좌완 에이스라는 평가가 많다. 고교 시절부터 탈 고교급 투구를 했다.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파이어볼러인데 폼이 부드럽다. 제구, 커맨드, 변화구 구사력, 경기운영능력이 꽤 안정적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프로에서도 어느 정도 적용될 경우 제2의 류현진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선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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