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도요타·GM·포드 이어 현대차 트럼프 취임식 기금 기부
트럼프-정의선 회장 회동 여부 관심 ↑
정용진·우오현·허영인·류진 취임식 참석 확정
"통상정책 변화 대응 전략 마련" 수장들 한목소리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접촉을 늘리는 등 각자도생을 위해 분주하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관세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대관 조직을 강화하는 등 차세대 경쟁력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0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행사에 100만 달러(약 14억7500만 원)를 기부했다. 앞서 메타, 아마존,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도 개인적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며 일찌감치 기부금 행렬에 동참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이번 기부로 이미 취임식에 100만 달러 기부를 결정한 도요타, 포드 등 경쟁사와 보폭을 맞추게 됐다.
다만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정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이 추진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추가 투자 단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18조4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2022년 이후 대미 총투자액은 178억5000만 달러(약 26조30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현대제철이 수조 원을 들여 미국 내 제철소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취임식 기부금은 관세 부과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발 보편 관세로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최대 13.1%까지 감소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지(배터리)의 경우 수출이 6.1~25.2%, 자동차는 5.9~13.6%, 반도체는 4.7~8.3%까지 줄어들 수 있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보조금 폐지 등 전기차 지원을 축소하고 배터리 소재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관세 등으로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 유력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추가 투자추가 가능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북미 사업을 강화 중인 다른 기업들도 트럼프 행정부와의 접촉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SK그룹은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인 SK아메리카스 대관 총괄에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美 무역대표부 비서실장, 美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SK하이닉스도 외교 통상 전문가를 다수 배치하며 대응 역량을 강화 중이다. LG전자 역시 시나리오별 대응책 준비를 완료했다. LG전자는 최근 3개월 동안 전사 관련 부서가 관세 인상에 따른 생산지 및 생산 방식 전략, 재고 전략 등을 점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걱정없다…대기업 수장들 밝힌 전략은
국내 대표 기업 수장들은 트럼프 관세 폭탄을 대비해 기존 목표대로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관세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화하는 통상 환경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국내 양대 가전업체의 수장들도 생산지 조정 등의 대응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수입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했을 때도 양사는 세탁기 현지 생산 공장 준공 일정을 앞당기는 등 오히려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삼성이 가장 잘하는 것이 글로벌 공급망으로 부품 공급부터 제조에서 소비자에게 가는 루트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고 혁신시킨다면 큰 무리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임하고 관세를 부과하면 생산지 조정, 생산지 간 스윙 생산이라고 해서 같은 모델을 여기저기서 생산하는 방식과 재고 전략의 변화 등 시나리오별 최적의 대응책(플레이북)을 다 준비해 놨다"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할 국내 인사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취임식에 참석하는 기업인 중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은 정 회장은 국내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취임식과 무도회에 모두 참석한다.
정 회장 외에도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 한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미친선협회의 추천으로 트럼프 취임식에 초청받은 허 회장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에 참석한 인연이 있다. 대표적 '미국통' 경제인인 류 회장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공화당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