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첫 2년은 무조건 (김)태군이가 중심을 잡아야 되고, 마지막 해에는 태군이를 밀어낼 수 있어야 한다.”
KIA 타이거즈 심재학 단장이 2023시즌 막판 김태군과 비FA 3년 25억원 계약을 체결한 뒤 했던 얘기다. 김태군이 2025년까진 무조건 중심을 잡고, 그 사이 후배들이 성장하면 2026년엔 실력으로, 자연스럽게 김태군을 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A가 2010년대 불안정한 성적을 냈던 이유 중 하나는 약한 안방에 있었다. 공격이든 수비든 포수가 제 몫을 하지 못해 팀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2017년 통합우승도 김민식을 트레이드로 긴급 수혈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김민식조차 기량을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했다.
2024시즌 통합우승도 2023년 7월에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효과가 컸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게임 재개 직후 번트 수비와 작전이행, 4차전 결정적인 그랜드슬램, 5차전 결승타까지. 그라운드 밖에선 잔소리꾼을 자처했다. 선배들에겐 싫은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후배들도 많이 혼냈다. 팀이 하나로 뭉치고 우승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차단했다. 김태군이 오고 팀이 한결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김태군이 KIA의 안방 기둥을 세우자 2018년 1차 지명 출신 한준수라는 백업이 자연스럽게 컸다. 한준수는 지난 2년간 기대이상의 행보를 보였다. 왼손 거포인데 정확성도 나쁘지 않았다. 타격 재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비도 곧잘했다. 누구도 한준수가 지난 2년간 1군에서 163경기에 나가리라고 생각 못했다. 특히 2024시즌엔 115경기서 타율 0.307을 때렸다.
그렇게 KIA의 김태군 트레이드와 비FA 다년계약으로 순식간에 안방 약점이 강점으로 변했다. 김태군은 내년까지 계약을 끝내도 37세라서 충분히 한 번 정도 계약을 더 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주전급 백업으로 성장한 한준수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심재학 단장의 기대 이상이고, 계산보다 빠른 행보다.
사실 KIA가 진짜 안방왕국을 이루려면 여기에서 만족하면 안 된다. 제3~4의 포수들이 부지런히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베테랑 한승택의 경우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한승택이 김태군-한준수 체제에 균열을 내야 팀은 강해진다.
2022년 가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키움 1차지명 출신 주효상도 있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2024년 3라운드서 뽑은 이상준의 성장세도 지켜봐야 한다. KIA가 이상준을 뽑을 당시 횡재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라운드서 어느 팀이든 데려갈 것이라고 봤는데 3라운드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일단 올 시즌은 김태군이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 올해는 포수진의 성장보다 팀 성적, 통합 2연패가 훨씬 중요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백업포수들이 성공 체험을 직, 간접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이 역시 ‘리더’ 김태군의 존재감이 매우 중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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