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협력사 자금 부담 완화·내수 경기 살리기 나서
삼성·SK도 조기 지급 전망…상생 활동 강화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가장 긴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자금 부담 완화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 나섰다. 협력사 자금 운영을 돕고, 상생 가치를 실현한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은 13일 남품대급 2조446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직원 상여급과 같은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조기 지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기 지급을 통해 1차 협력사들도 설 연휴 이전에 2·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납품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소속 주요 그룹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개 협력사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설과 추석에도 각각 2조1447억원, 2조2843억원을 조기 집행하는 등 매년 설과 추석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선지급해온 바 있다.
LG그룹 역시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9개 계열사는 설 명절에 앞서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납품대금을 최대 22일 앞당겨 지급한다. 조기 지급하는 납품대금은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LG 계열사들은 납품대금 조기 지급 외에도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1조23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시중 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총 3000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신규 및 자동화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직접 제공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1만1067개 중소 파트너사에 6863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웰푸드,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26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기존 대금 지급일보다 평균 9일 앞당겨 지급한다. 롯데는 설 연휴 전에 지급되는 대금으로 파트너사들의 자금 조달 숨통을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명절 연휴 이전에 파트너사들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있다.
약 1조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파트너사들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돕고, 대기업 최초로 전 그룹사에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해 거래대금을 현금성으로 지급하는 등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과 SK도 설을 앞두고 협력사 남품대금 조기 지급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두고 1조4000억원을 비롯한 총 2조1400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동행 철학 기조에 기반한 행보이기도 하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리는 등 동반 성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는 등 납품대금 연동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협력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은 매년 설과 추석 전 협력사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온 만큼 이번에도 설 연휴 전 미리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설 연휴와 추석에는 각각 2116억원, 3272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관계사들은 이미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을 시스템화해 현행 하도급법 규정(물품 수령 후 60일 이내 지급)보다 훨씬 빠르게 정산하고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협력사 대금 지급주기는 평균 7일로 나타났으며, SK가스도 물품 수령 후 10일 이내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소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2020년부터 거래대금 지급 횟수를 월 3회에서 4회로 늘렸다.
이외에도 SK그룹은 '동반성장펀드'를 운용하며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반성장펀드는 시중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협력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대출 이자를 감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1~2차 협력사들의 대금지불 조건 개선을 위해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2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 지원펀드도 운영해 협력사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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