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우리·농협銀, 비대면 주담대 중단
카카오·케이뱅크, 프로세스 개선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이달 말 새 등기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이 한층 깐깐해진다. 이에 비대면 주담대로 몸집을 키워온 인터넷은행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원은 오는 31일부터 미래등기시스템을 도입한다. ‘미래등기시스템’은 주담대를 대출받을 때 소유권 이전 등기,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온라인, 오프라인 중 하나의 방식으로 통일하는 제도다.
대체로 소유권이전등기는 대면, 근저당권 설정등기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대면-비대면 교차 방식이 막히는 것이다. 소유권이전등기를 대면으로 진행하면 대출자도 은행에 방문해서 설정등기를 처리해야 한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중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비대면 주담대를 중단하고 대면 방식으로만 주담대를 취급하기로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주담대를 중단했으며 시스템 개선 후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미래등기시스템 도입으로 비대면 주담대 재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은 비대면과 대면을 모두 취급할 방침이다.
영업점이 없어 대면으로 주담대를 취급할 수 없는 인터넷은행은 난관에 빠졌다. 미래등기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판매가 매도인이 전자등기를 선택하는 경우만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주담대로 몸집을 불린 만큼 가계대출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카카오·케이뱅크의 작년 1분기 주담대 신규 비중은 각각 28%, 23%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은 매도인이 비대면으로도 등기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매도인이 ‘전자등기’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케이뱅크도 보증부 대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등 현재와 같이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취급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16일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인터넷은행과 간담회를 열고 미래등기시스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은행권에 미래등기시스템이 도입돼도 비대면에 한해 주담대를 일정기간 현행과 같이 소유권 이전을 오프라인 등기로 하고 근저당 설정을 전자등기로 하는 방식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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