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과 마음가짐이 1년차 끝나고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이자 왼손 파이어볼러 특급 루키 정현우(19, 키움 히어로즈). 아직 프로에 데뷔도 하지 않은 그에게 좋은 습관 하나가 있다. 선배들에게 던지는 ‘야구 질문’이다. 지난달 고양 루키캠프에서 만난 그는 “원래 질문하는 걸 좋아한다”라고 했다.
최근 대전에서 열린 KBO 신인오리엔테이션에서도 어김없이 정현우의 질문이 나왔다. KBO가 14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신인들은 최지민(KIA 타이거즈), 김휘집(NC 다이노스)과의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졍현우는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과 마음가짐이 1년차 끝나고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라고 했다. 정현우의 질문에 김휘집이 답했다. 신인은 신인답게 패기 있게 야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자신도 신인시절 더 패기 있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또한, 김휘집은 스프링캠프에서 골격이 다른 선배들을 무작정 따라하다 다친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운동을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심지어 잘 모르는 부분은 혼자 판단하지 말고 선배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최지민은 한 시즌은 144경기이니 한 경기 못 한 것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김휘집과 최지민의 얘기가 정현우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대부분 신인이 막연히 생각만 했던 프로의 세계는, 막상 1년이 지나고 보면 다르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시행착오 없이 1년차를 보내는 신인은 거의 없다.
정현우는 완성형 선발투수다.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완성도, 각 구종의 커맨드가 탈 고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2의 류현진이란 기대감이 벌써부터 키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런 정현우도 당연히 시행착오도 겪고 좌절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현우가 선배들에게 들은 얘기들을 토대로 1년차 시즌인 올해, 적응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 그날 오리엔테이션은 대성공이다. 선배들의 얘기를 잘 흡수하면 피드백 능력이 좋은 것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이미 작년 가을 대만 캠프부터 선배들에게 질문 세례를 퍼부으며 프로선수로 변신 중이다. 정현우는 자연스럽게 듣는 귀가 발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신인 시절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프로에서 대성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자기주관도 좋지만,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잘 듣고 잘 판단하는 훈련이 돼 있는 사람은 독선에 빠지지 않는,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는 법이다.
정현우는 이미 프로에서 대성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갖췄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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