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탑(최승현)이 '약쟁이 래퍼' 캐릭터에 가졌던 부담감을 고백했다.
마이데일리는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한 탑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극 중 탑은 은퇴한 '약쟁이 래퍼' 타노스를 연기했다.
탑은 2016년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의경 신분을 박탈당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됐으며 2019년 7월 소집해제 됐다. 이에 약물을 복용하는 타노스의 모습은 탑의 과거와 오버랩되며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탑은 "제작사를 통해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며 "타노스 시나리오를 받고 너무나 많은 고민이 됐던 게 사실이다. 지난날의 과오와 부끄러운 과거에 직면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냉정하게 봤을 때 이미지가 박제될 수도 있어 고민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운명적인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수백 분이 넘는 제작진과 출연진 앞에서 약물에 의존하고, 약을 꺼내 먹는 장면을 찍을 때 사실 심리적으로 쉽지 않았다. 부끄러운 과거에 직면해야 했다. 그 또한 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며 "약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도 저를 쳐다봐 주지 않았다. 손 내밀어주신 황동혁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약물을 복용하는 설정 탓에 초반엔 가족에게조차 '오징어 게임2' 합류 소식을 전할 수 없었다고 했다.
"역할이 역할인지라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타노스라는 역할에 용기를 낸 건 정의로운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굉장히 타락하고 덜떨어진 인물이자 현시대를 반영하는, 루저 같은 인물이죠.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으면 오히려 용기 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타노스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환기하는 광대 같은 캐릭터이자, 만화처럼 과장되게 묘사된 인물이에요.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감독님도 오버스러운 제스처를 요구했습니다. '더 미치게 해주세요' 혹은 '덜 미치게 해주세요' 같은 디렉션을 주로 받았어요."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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