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내 상징이고 동기부여.”
1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LG 트윈스 베테랑 유격수 오지환(35)이 취재진 앞에 섰다. 그런데 왼손에 금색 롤렉스 시계를 찬 채로 인터뷰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구본무 회장이 1998년에 구입, 구단에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라고 지시한 그 시계는 아니다.
오지환은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MVP 수상 이후 실제로 그 시계를 구단으로부터 받았으나 구단이 기념하는 게 좋겠다며 돌려줬다. 그러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지환에게 따로 롤렉스 시계를 다시 선물했다. 오지환은 그 시계를 보유했다. 이날도 그 시계를 차고 나왔다. 오지환은 “그냥 이것은 내 상징이기도 하고, 내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뭐 이걸 금액으로 보지 않고 그냥 내 물건 하나, 소중한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차고 다닌다. 큰 의미보다 동기부여다”라고 했다.
오지환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과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던 2023년 가을을 잊을 수 있을까. 오지환은 2023년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경기서 19타수 6안타 타율 0.316 3홈런 8타점 6득점 OPS 1.251로 펄펄 날았다.
그런 오지환은 지난 시즌 3위로 내려앉은 LG를 다시 정상에 올리기 위해, 그 영광의 롤렉스 시계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힘을 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2024시즌엔 햄스트링, 손목 잔부상이 있었고, 올해는 다 털어내려고 한다.
오지환은 “뭐 내 것이니까 내가 마음대로 찰 수 있는 거죠. 미국 가서 잃어버리면 그것은 관리를 못한 것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야구인생에 엄청난 의미가 있는 그 롤렉스 시계를 잃어버릴 수 있을까. 평생 가보로 삼을 것 같다.
LG는 이날 7명의 선수가 선발대로 스코츠데일로 이동했다. 오지환이 리드한 결과다. “매년 이렇게 하고 있는데,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이고 싶고, 뭔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래서 같이 따뜻한 곳에 가서 운동하자고 했다. 후배들이 따라와줘서 고맙다”라고 했다.
영광의 2023년을 오지환 혼자 만들 수 없는 노릇이다. LG의 선후배 케미스트리가 좋아 보인다.
인천공항=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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