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국 공세·물류비 급증…삼성·LG전자 4분기 '반토막'
고환율에도 현대차·기아 4분기 실적 부진 예상
길어지는 배터리 한파…LG엔솔·삼성SDI 4분기 실적 ↓
HBM이 가른 4분기 반도체…SK하이닉스에 쏠린 시선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삼성도 현대차도 불황의 그늘을 피해가지 못했다.
2024년 4분기를 비롯한 연간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수의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으나 대다수 기업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부진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 22일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24일 LG에너지솔루션, 31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앞서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발표한 잠정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약 30% 감소한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7조7000억원은 약 15% 하회했다. 범용 메모리의 가격 하락과 중국 기업들로 인한 경쟁 심화, 파운드리 적자 지속이 이어지면서다.
LG전자도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3.3% 감소한 14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결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물류비가 LG전자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해상 물류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비교적 고환율 수혜주로 꼽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들도 실적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3조1626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9.0%, 전분기대비로는 약 11.7% 감소한 수치다. 앞서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3조원대 초반으로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이다.
기아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3조원대에서 줄어들었다. 기아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76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12.2%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약 4.0% 감소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판매 보증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배터리업계 경영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2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엔솔은 3년여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4512억원으로 19.4%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세제혜택 금액은 3773억원이다. 해당 금액을 제외한 실질적인 영업손실은 602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도 4분기 1374억원의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석유화학업계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500억원, 1969억원의 영업 손실 예상이 나온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도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순풍'을 탄 SK하이닉스는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3일 지난해 4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가 8조원을 넘기고 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올린 바 있다. 실적이 전망치와 부합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앞서게 된다.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 기준 컨센서스는 66조1486억원으로 전년(32조7657억원) 대비 2배 이상 늘 것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은 23조400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비중은 작년 4분기 D램 내 4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전사 매출 비중의 20%, D램 내 매출비중 30%로 확대됐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견조한 실적은 레거시 D램의 약세와 HBM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시장 수요 양극화가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연산 시스템의 수요 증가에 따른 HBM 판매 증대가 수익성을 꾸준히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5세대 HBM인 HBM3E 양산을 본격화한 SK하이닉스의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 혁신으로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중국 메모리 기업의 매서운 추격세 속 AI 반도체 개발 및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월 엔비디아에 6세대 HBM인 HBM4 샘플을 출하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하반기 공급에서 일정을 다소 앞당긴 것으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양산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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