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베이스 크기 확대로 도루 횟수+성공률 급증
KT 장성우, 도루 저지 능력 리그 하위권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BO리그에 다시 도루의 봄이 찾아왔다. 주자들은 틈만 나면 베이스를 훔친다. 포수 능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KT 위즈 장성우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KBO는 2024시즌부터 베이스의 크기를 확대했다. 기존 한 변의 길이가 15인치(38.1cm)에서 18인치(45.72cm)로 확대됐다. 주자와 수비수 간 충돌 방지 등 베이스 부근에서 일어나는 부상 방지를 목적으로 했다.
그 결과 리그 환경이 급변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뒤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졌다. 장타가 급증하며 도루의 효율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아웃이란 리스크가 있는 도루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5년 1202개에 달했던 도루 개수는 2016년 1058개, 2017년 778개까지 줄어들었다.
베이스의 확대로 도루의 시대가 도래했다. 2024년 KBO의 총 도루는 1152개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였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 도루 성공률(74.4%)은 가장 높았고, 도루 시도율(7.8%)은 세 번째로 높았다.
점차 도루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베이스의 크기가 커지며 도루 성공률이 상승했다. 도루의 가장 큰 리스크는 아웃이다. 성공률이 늘어나며 도루의 기회비용이 상승했다. 젊고 발 빠른 주자들도 출현하며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알렸다.
KBO보다 먼저 베이스 확대를 시도한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는 2023년부터 베이스 크기를 확대했다. 확대 전인 2022년 총 도루는 2486개, 도루 성공률은 75.4%였다. 베이스가 커진 2023년은 도루 3503개, 성공률 80.2%를 찍더니, 2024년은 3617개, 79.0%가 됐다.
또한 피치클락도 도루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KBO는 2025시즌부터 정식으로 피치클락을 도입, 타석 간 간격은 33초,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 없을 시 20초, 주자 있을 시에는 25초 안에 투구를 해야 한다. 다만 메이저리그, 대만프로야구와는 달리 투수판 이탈 제한은 없다.
도루의 시대가 찾아왔고, 포수의 수비 능력이 중요해졌다. 도루 저지는 기본적으로 투수와 포수의 조합인 배터리의 책임이다. 하지만 안방마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장성우가 가장 큰 곤욕을 치렀다. 2024시즌 장성우의 도루 저지율은 14.9%, 도루 시도율은 10.0%를 기록했다. 72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기준 각각 최소 3위와 최다 1위다. 장성우만 만나면 주자들은 가장 많이 뛰었고, 장성우는 주자 저격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한 셈.
최근 문제가 두드러졌다. 주전으로 도약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장성우는 최소 23.0%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2023년 14.6%로 수치가 꺾이더니 2024년에도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KT는 주자 견제에 어려움을 겪는 팀이다. 투수진이 우완 일색에, 고영표 등 사이드암, 언더핸드 계열 투수가 꽤 있기 때문. 장성우가 홀로 책임지기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KT가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도루 저지 능력이 필수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KT는 7경기에서 13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도 2개를 내줬다. 해당 기간 중 KT의 도루는 2개에 불과했다.
다행히 블로킹 능력은 리그 상위권이다. 장성우의 9이닝당 포일+폭투 허용 비율(Pass/9)은 0.389로, 72경기 이상 뛴 포수 중 전체 4위다. 블로킹까지 좋지 않았다면 재앙이 펼쳐졌을 것이다.
장성우는 어느 팀을 가도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다. 2할 중반대의 타율과 10개 이상의 홈런을 보장한다. 볼 배합도 수준급이며 투수를 이끄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강철 감독이 장성우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이유가 있다.
도루의 시대, 장성우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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