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임직원 1010명 대상 설문조사 진행
적대적 M&A 성공시 근로조건 악화 우려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고려아연 임직원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로 현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고용과 급여, 복지 등 근로조건 악화를 가장 많이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17일부터 23일까지 7일 동안 고려아연 임직원 101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신뢰도 제고를 위해 온라인 무기명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적대적 M&A 성공 시 고려아연에 미치는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고용과 급여, 복지 등 근로조건 악화(18.6%, 938명, 복수답변 가능)를 꼽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대립 악화가 우려된다는 답변도 두 번째로 높은 비율(16.3%, 825명)을 차지했다.
산업과 기업경쟁력, 비즈니스에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핵심 기술 해외 유출(15.9%, 803명)과 비철금속 산업에서의 글로벌 신뢰도 하락(13.2%, 668명)을 지적하는 근로자들이 상당수에 달했으며, 핵심 인력 이탈(12.2%, 615명), 기술 혁신지연(9.5%, 482명), 비철금속 공급망 혼란으로 유관 산업 악영향(8.6%, 432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ESG 경영에 차질이 생기고, 울산 등 지역사회와의 신뢰 관계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91.4%가 ESG 실행과 환경보호 등 사회적 책임 수행에 있어 부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90.1%(910명)는 지역사회와의 신뢰 관계가 깨질 것으로 내다봤다.
MBK와 영풍이 이사회를 장악해 경영에 관여할 경우 사업에 직격탄을 맞을 거란 지적도 제기됐다. 응답자 10명 중 9명(90.7%, 916명)은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글로벌 브랜드로서 신뢰도와 역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고,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90.2%(911명)에 달했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현 경영진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는 "영풍·MBK가 임시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을 이기면 총파업을 포함해 저지하고 회사를 지키겠다며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에 공개매수 행위가 경영 정상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체는 상장사 가운데 매우 적은 기업만이 달성한 99분기 연속 흑자 세계 1위 비철금속 회사에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BK라는 약탈적 사모펀드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달라. 실패한 기업 영풍으로부터 고려아연 임직원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노조는 고려아연 주주와 회사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4개월 넘게 적대적 M&A가 지속되면서 임직원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매우 피폐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비즈니스 측면은 물론 ESG경영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할 때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회사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