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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100억 CEO'로 잘 알려진 탈북 방송인 이순실이 탈북 과정에서 딸과 헤어진 가슴 아픈 사연을 고백했다.
16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중화요리의 거장 '걸크러시 요리사' 신계숙 교수와 매출 100억을 기록한 '탈북민 요리사' 이순실이 출연했다.
이날 이순실은 "29살부터 나와서 꽃제비 하면서 마흔한 살까지 10년 동안 8번 북송당하고 9번 만에 (한국에) 왔다"며 "8번을 잡혀서 북한에 보내지면 감방에 간다"고 자신의 탈북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위부 감옥에서 맨날 매를 맞았다. 그냥 맞는 게 일이다. 이 손바닥도 다 그때 감옥에서 코바늘로 찢어둔 것"이라며 "보이는 게 무기다. 여자들을 그냥 벌거벗겨서 때린다"고 온몸에 남은 흉터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순실은 딸과 함께 탈북했다며 "내가 너무 꽃제비 생활을 해서 자꾸 감방에 잡혀오니까 경찰서에서 오빠하고 연결해 줬다. 그런데 오빠네 집이 얼마나 못 사는지 맹물 하나 놓고 먹는 정도였다. 땔감도 없고 끓일 것도 없고 이불도 다 팔아먹고 아무것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순실이 입 하나 덜려 떠날 결심을 하자, 오빠는 자신의 친구와 결혼을 주선했다. 그러나 북한 여성들이 결혼하며 모든 세간살이 장만을 해가는 것과 달리 이순실은 한밤중에 빈손으로 시집을 갔다. 그러나 가난한 형편에 최선을 다했지만 '빈손으로 온 며느리'라는 이유로 호된 시집살이를 겪었고, 결국 이순실은 집을 나오게 됐다.
이순실은 "밖에 나와서 임신한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임신이 달갑지도 않았다. 내가 아이를 낳으면 얘를 뭘 먹여서 살리냐. 나도 아무것도 없는데. 그래도 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어떻게 하냐"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 배낭에 비닐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사계절 옷이었다. 추워도 눈이 와도 다리 밑에서도 그거 하나 쓰고 살았다"며 "기차역 옆 보일러실에서 탄재를 바깥에 버리면 한 서너 시간은 따뜻하다. 거기서 비닐을 깔고 앉아서 진통을 겪었다. 지나가는 할머니가 가 다 보고 하더니 등을 막 쓸어주곤 '나올 놈은 나와야지'하고 아이를 받아줬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아이를 감쌀 옷이 없지 않냐. 할머니가 앞치마로 아이를 싸주고 비닐로도 아이를 싸줬다. 아이를 안고 빨리 시장으로 가라더라. 여기 있으면 얼어 죽고 굶어 죽는다고"라며 "그 아이를 들고일어나는데 (산후) 출혈이 있었다. 그 출혈을 막을 천 쪼가리 하나가 없었다. 그 아이를 안고 엉금엉금 나가서 한 손을 펼쳐 들고 구걸을 했다"고 전했다.
3년을 시장에서 구걸하며 아이를 키웠다는 이순실은 "얘가 내 등에서 먹을 걸 구걸해 먹는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하면 거기로 가라고 나를 막 친다. 몸부림을 치고 손 내밀며 막 달라고 운다"며 "사람들이 사탕이라도 깨서 입에 넣어주면 안 먹고 내 입에 넣어줬다. 이런 걸 보고 탈북을 결심했다. 아무리 거지로 살아도 애한테 이 굶주림을 물려주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렇게 이순실은 세 살배기를 업고 강을 건너 중국으로 향했지만, 곧바로 인신매매범을 만나고 말았다. 이순실은 "아기랑 나를 분리했다. 아기를 배낭에 넣고 갔는데 막 꺼내는데 배낭끈을 쥐고 '안 가! 안 가!' 하는 거다. 마지막 몸서리치며 손 떠는 것까지 다 느끼면서 안 뺏기려고 했다"고 회상해 충격을 자아냈다.
이어 "나 보는데서 내 입은 틀어 막혀 있고 그 애를 토끼, 강아지 팔듯이 인신매매범들끼리 흥정을 하는 거다. 나는 중국 돈 5천 원(약 40만 원), 아기는 중국 돈 3천 원(약 18만 원) 정도에 팔렸다. 아기는 누군가 데리고 택시 타고 달아났고 나는 산둥으로 팔려갔다"고 말해 또 한 번 충격을 더했다.
박원숙이 "그다음에는 못 만났냐"라고 묻자 이순실은 "그다음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혜은이의 울음소리 가운데 이순실은 "그때부터 내가 정신병자처럼 살았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 이래서 정신을 잃는구나 싶었다. 강아지도 자기 새끼가 아프고 죽으면 우는데 사람은 어떻겠냐"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순실은 "선생님들은 눈물을 흘리시지 않냐. 나는 이제 눈물도 말랐다. 그냥 살아만 있게 해달라고, 데려다 누가 키우겠지, 살아있을 거라 생각한다. 출연료 받고, 강의해서 받은 모든 돈을 브로커한테 줬다"며 "사기당하는 거 뻔히 알면서도 포기를 못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다 하늘에 맡겼다"며 "지금은 아기가 커서 20대가 됐을 거다. 그런데 (내게는) 그냥 세 살의 모습이고 지금도 꿈을 꾸면 세 살 모습으로 나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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