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날 처음 봤던 선수라서 당황했다.”
LG 트윈스 우완투수 임찬규(33)는 이달 초 신년회 당시 잠시 ‘기분 좋은 당황스러움’을 경험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신인투수가 롤모델로 임찬규를 꼽았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그날 처음 봤던 투수라서 당황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임찬규는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로 떠나며 그날의 진심을 얘기했다. “아직 그 선수와 한 마디로 얘기를 안 해봤다. 되게 쾌활한 것 같더라. 좋은 것 같다. 야구를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심지어 “나보다 더 잘 되면 좋겠다. 그래도 이렇게 잘, 좋게 봐준 것 같아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사실 좀 쑥스러운 모양이다. 임찬규는 “뭐 좀 부담스럽더라. 그런 걸 안 좋아해서. 그냥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 그냥 조용히 야구 잘 하고 싶다”라고 했다. 지난 2년 연속 10승대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LG 대표 토종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FA 4년 50억원 계약도 성공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제 베테랑 반열에 올라섰다. 후배에게 그런 얘기를 들을 자격이 있다.
그런 임찬규는 선견지명도 있다. 2024년 스프링캠프 돌입에 앞서 손주영이 잘 될 것 같다고 콕 찍어 눈길을 모았다. 올해 임찬규의 픽은 누구일까. 마침 최원태(삼성 라이온즈)가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나면서, LG는 올해도 5선발을 다시 찾아야 한다.
후보는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3관왕(11승, 평균자책점 2.41, 121탈삼진)에 오른 좌완 송승기(23)이 전역했다. 2021년 9라운드 87순위로 입단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던 투수다. 1군에서도 통산 8경기서 평균자책점 4.82에 불과하다. 당연히 1군 승리도 없다.
그런 투수가 퓨처스리그를 평정했으니, LG로선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다. 올해 5선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좌완 이적생 최채흥 등 5선발 예비후보를 결정해놓고 스프링캠프에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다.
임찬규는 “송승기를 많이 기대하는데, 군대 제대하고 나서 시작한 걸 본 적은 없다. 내가 뭐라고 말하긴 어렵고 캠프에 다녀와서 예상을 한번 해보겠다. 캠프 때 한번 보겠다”라고 했다. 반면 1년 전에 손주영을 찍을 수 있었던 건, 손주영이 2017년붵 1군에서 종종 얼굴을 보였던 선수라서, 임찬규도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어쨌든 임찬규는 팀의 마운드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아우르려고 한다. 그는 “캠프에 가서 후배들 밥을 많이 사주려고 한다. 밥도 사주고 고기도 사주고, 살도 찔 수 있게 많이 사줄 생각이다”라고 했다.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보기 좋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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