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바인에 못 가는 불운남들.
KIA 타이거즈가 16일 오후에 발표한 어바인-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38명의 선수가 포함됐다. 투수 18명, 포수 3명, 내야수 10명, 외야수 6명이다. 메이저리그로 치면 일종의 40인 엔트리라고 봐야 한다. 사실상 여기서 1군에서 쓸 30명과 경기에서 뛸 28명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어바인과 오키나와에 못 간다고 해서 꼭 올 시즌 1군에서 뛰지 못하는 건 아니다. 작년만 해도 고치 2군 스프링캠프에서 맹활약한 황대인이 극적으로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이범호 감독의 부름을 받아 시범경기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하기도 했다. 황대인은 시즌 초반 부상만 아니었다면 계속 1루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38명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내야수 황대인(29)과 외야수 고종욱(36), 김호령(33)이다. 1군 경험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대인은 변우혁, 서건창 등 기존 백업 1루수 요원들에게 자리를 넘겼다.
황대인은 3월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우선상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날리고 1루를 밟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피가 고이면서 회복기간이 보통의 햄스트링 부상자보다 길었다. 그 사이 1군에서 1루는 이우성-변우혁 체제로 굳었다.
황대인은 퓨처스리그서도 38경기서 타율 0.265 6홈런 21타점 OPS 0.868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홈런왕 및 타점왕의 위용을 끝내 되찾지 못했다. 황대인으로선 일단 절치부심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엿봐야 할 듯하다.
고종욱과 김호령은 최원준의 전역 및 풀타임 외야수 복귀, 박정우의 발견 등이 겹치면서 밀려난 케이스다. 고종욱은 지난 2~3년간 대타로 최고의 생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KIA 타선이 굳이 대타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데다, 서건창, 변우혁, 이창진 등 기존 멤버들 중에서도 대타를 맡을 자원이 충분하다. 수비력이 떨어져 활용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김호령은 박정우에게 직접적으로 밀린 케이스다. 박정우는 어깨가 이미 팀 내 외야수 중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김호령만큼의 ‘미친’ 수비범위를 자랑하지는 못해도 김호령에 버금가는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발도 빠르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서 도루왕을 했고, 올 시즌에는 1군에서도 본격적으로 많이 뛸 가능성이 있다.
결정적으로 박정우는 타격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타격을 끝내 살리지 못한 김호령과의 차이점이다. 결국 고종욱과 김호령은 기존 외야수들의 부상과 부진 등을 기다리면서 잘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고치 2군 스프링캠프 명단은 확정되지 않았다. 황대인, 고종욱, 김호령은 결국 고치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게 끝은 아니다. 황대인이 이미 작년에 보여준 사례가 있다. 144경기는 길고 야구는 모른다. 대반전의 2025시즌을 기다리고 준비해야 할 선수들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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