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최종 목표는 신인왕"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박준순을 지명했다. 두산이 1라운드에서 내야수를 지명한 것은 2009년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 허경민 이후 무려 16년 만. 1차 지명을 포함하면 2021년 안재석 이후 4년 만이었다.
주 포지션이 2루수이지만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는 박준순은 덕수고 시절 통산 3년 동안 73경기에 출전해 99안타 5홈런 67타점 84득점 39도루 타율 0.425 OPS 1.113을 기록했고,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던 지난 시즌에는 34경기에서 50안타 5홈런 33타점 49득점 22도루 타율 0.442 OPS 1.250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고교 무대에 불과하지만 박준순은 지난 3년 동안 통산 삼진률이 5.9%에 불과할 정도로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았다. 언제든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스피드는 물론 지난해에는 장타력가지 겸비하게 되면서 '야수 최대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고, 투수보다는 야수 자원이 시급한 두산이 1라운드에서 박준순의 이름을 호명했다.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것을 결정해야 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내야에 많은 변화가 생긴 까닭. 10년 이상 두산의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켰던 허경민이 FA 자격을 통해 KT 위즈로 이적,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는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두산은 매년 발전하고 있는 강승호를 3루수로 옮기고, 새로운 키스톤 콤비를 찾아야 한다.
어떤 선수가 유격수 또는 2루수로 기회를 받을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후보는 많은 편이다. 박준영, 이유찬, 박계범, 오명진, 박지훈, 여동건, 박준순까지 7명의 선수가 내야의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할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이승엽 감독은 '루키' 박준순도 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이 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실력으로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승엽 감독은 일단 박준순을 1군 호주 시드니 캠프로 데려갈 생각이다. 지난 15일 두산 베어스 창단 43주년 기념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사령탑은 "박준순은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갈 것"이라며 "드래프트 1번이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떤 선수인지 볼 것이다. 일본(2차) 캠프에서 뛰어야 할 선수들이다. 선배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타격에 워낙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들었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는다면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박준순이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 76경기에서 63안타 4홈런 타율 0.276 OPS 0.703을 기록한 박지환이나, 데뷔 첫 시즌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129경기에서 102안타 3홈런 16도루 타율 0.255 OPS 0.652의 성적을 남긴 김민석처럼 되기를 바랐다. 그는 "지난해 랜더스의 박지환 선수나, 김민석 선수가 롯데에서 첫 시즌에 해줬듯이, 신인이라도 2군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주전을 가리겠다는 심산이다.
주 포지션은 2루수지만, 이승엽 감독은 박준순을 유격수 자원으로도 평가하고 있다. 다만 현재 팔꿈치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스프링캠프가 한 턴 정도 지난 2월 초부터는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스프링캠프는 매우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취재진으로부터 스프리캠프 명단 합류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박준순은 "따라가서 열심히 배우고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수비에서 움직임, 타격 쪽에서는 볼 카운트 싸움이나, 투수들의 공략법을 배우고 싶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내며 "(팔꿈치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송구는 2월부터 하기로 했고, 배팅은 지금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순은 두산에서 52번의 등번호를 사용한다. 현역 시절 국대표까지 뽑혔던 '레전드' 김재호가 사용하던 번호를 물려받게 된 셈이다. 박준순은 '부담감이 있지 않느냐'는 말에 "되게 좋은 번호인 것 같다. 두산의 원클럽맨 김재호 선배님이 달았던 번호다. 이 번호를 달고 싶었는데, 달게 돼 좋다. 번호는 내가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박준순도 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한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그는 "나는 정근우 선배님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어느 포지션에 가더라도 잘 소화할 자신이 있다. 특히 수비에서는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전반기 전까지는 1군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친분은 없지만 (박)지환이 형보다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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