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승철아 나 보지 마.”
KIA 타이거즈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1차 지명, 혹은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의 성공이다. 작년에 2018년 1차 지명자 한준수가 1군 안방에 자리매김하면서, 이제 1차 지명자들 중에서 KIA의 아픈손가락은 2017년 유승철(27)과 2019년 김기훈(25) 정도다.
2020년 정해영, 2021년 이의리, 2022년 김도영, 2023년 1라운드더 윤영철은 이미 핵심멤버다. 2024년 1라운더 조대현은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평가. 2015년 1라운더 김태형(덕수고 졸업예정)에 대한 내부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15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 유승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유승철이 새가슴 기질이 있어서 실전에 약하다는 것이다. 프로에 종목을 불문하고 이런 선수가 많다. 별 다른 방법은 없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이나 (황)동하 중에 누굴 선발로 올릴지 제일 고민이다. 두 선수가 자기 맡은 바만 잘 하면 (장)현식(LG 트윈스)이 공백은 어떻게든 최소화할 것 같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승철이가 올 시즌에 좀 올라오면 좋겠다. 정말 좋은 공을 갖고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이게(손을 가슴에 갖다 댐) 좀 작아”라고 했다.
유승철이 마운드만 올라가면 벤치의 눈치를 봤다고 돌아봤다. 이범호 감독은 “마운드만 올라가면 광어야(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눈치 봄). ‘승철아 나 보지 마. 앞만 보고 던져’ 그런데 승철이 올해 한번 봐봐”라고 했다.
KIA가 유승철을 매년 기대하지만, 올해는 진짜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2024시즌 도중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약 1개월간 훈련하면서 투구 폼을 뜯어고쳤기 때문이다. 뜯어고친 폼으로 3경기서 3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했다.
일명 ‘유마모토’다. 공을 잡는 자세부터 야마모토 요시노부(27, LA 다저스)와 흡사하다. 공을 던질 때 중심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양 발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마치 ‘스르륵’하고 미끄러져 가는 모습이다. 분명 일반적인 폼이 아니다. 야마모토는 그 폼으로 일본을 평정했고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금액 계약자(12년 3억2500만달러)가 됐다.
프로 선수가 시즌 도중 폼을 뜯어고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될 정도의 미세한 변화는 타자든 투수든 누구가 준다. 그러나 유승철 케이스는 확실히 독특하다. 올 한 해 풀타임 성적이 작년의 변화에 따른 결말을 얘기해줄 것이다.
KIA는 장현식이 빠져나갔지만, 조상우가 트레이드로 가세했다. 조상우는 예비 FA지만 일단 올 시즌만큼은 KIA의 필승계투조를 형성한다. 장기적으로 유승철, 김기훈, 올해 4라운드에서 뽑은 스리쿼터 양수호 등이 성장하면 필승계투조의 자연스러운 리툴링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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