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탑(최승현)이 빅뱅 재합류 가능성을 차단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것이다.
마이데일리는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한 탑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극 중 탑은 은퇴한 '약쟁이 래퍼' 타노스를 연기했다.
초반 타노스의 '빨주노초' 가사는 빅뱅의 '라스트 댄스(Last Dance)' 속 탑의 파트와 유사하다는 평을 받았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 중 타노스가 태양의 '링가링가' 춤을 췄다는 의혹 아닌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탑은 "관련된 얘기를 많이 봤다"며 "'둥글게 둥글게'에서 춘 춤은 빅뱅을 생각한 게 아닌, 미국 전통 카우보이 춤이다.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그 춤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타노스의 정신연령은 짱구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빨주노초'라는 가사는 타노스답게, 직관적이고 우스꽝스럽고 오그라드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오징어 게임2'가 19세 작품이지만 숏츠로 어린 친구들이 볼 수도 있는 만큼, 초등학생도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할 수 있는 '병맛랩'을 살리려는 의도도 있었다. '라스트 댄스'에 나왔던 랩이라고들 말씀하시는데, 그 랩도 어차피 제가 썼던 거다. 굳이 맞물려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탑은 빅뱅을 탈퇴한 경위에 대해 최초로 입을 열었다.
"제가 빅뱅에 큰 피해를 준 장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많은 생각을 했고, 더 이상 팀에 피해를 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며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후 소속사와 팀에게 떠나겠다고 말한 지 오래된 상황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힘이 없었고, 눈앞이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끝날 때쯤 '봄여름가을겨울'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빅뱅을 떠난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가기엔 면목이 없다. 혼자 활동을 해나감에 있어 제가 저지른 과오와 실수에 대한 뭇매는 감내하려고 한다. 다시 팀으로 들어가 피해를 줄 순 없다"고 밝혔다.
탈퇴 이후 탑은 자신을 '빅뱅'으로 언급한 팬들의 SNS 계정을 차단하는 다소 감정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이 자리를 빌려 처음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릴 기회가 생겼다"며 "전 20대에 찬란한 영광과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큰 실수를 저지르고 미안함에 팀을 떠난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아직까지 재결합을 원하는 팬분들을 보며 희망고문하는 것 같아 가슴 아프고 괴로운 마음이 컸다. 또 헤어진 가족사진을 보는 게... 당사자만큼 힘든 사람도 없을 거다. 오해를 샀다면 경솔했지만, 괴롭고 힘든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멤버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평생 미안함을 가져야 한다. 아직까지 죄책감이 있어서 선뜻 연락하지는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드래곤, 태양, 대성이 한 무대에 오른 '2024 마마 어워즈'를 봤냐고 묻자 "물론 봤다. 정말 멋있게 봤다"며 "사실 언제나 그들이 잘 되기만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2' 합류 전 7~8년간의 공백기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사회생활을 단절한 채 집과 음악 작업실만 오갔어요. 어둠 속에서 음악 작업만 했고, 음악을 만들 때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죠. 어떠한 목적을 갖고 작업했던 건 아니에요. 작업실에 있을 때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거기 의지했죠. 수많은 음악들을 만들어놨고, 언젠가 세상에 발표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음악을 하는 탑도 연기를 하는 최승현도 제 이름이죠. 그렇게 산 지 20년이 됐고 이제는 익숙해요."
현재 탑은 스스로 '많이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건강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정말 건실한 청년이 되어서 안정된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했다. 아직 소속사라고 말하기엔 조심스럽지만, 함께 일을 도와주는 팀이 있다고도 전했다.
무산된 달 여행 '디어문' 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당시 '무모한 도전'이라며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탑의 계기는 명확했고, 진지했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였어요. 영광스럽게도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달에 올라가 받은 영감으로 음악을 만든다는 점,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이 동화처럼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죠. 달도 달이지만 돌아오는 길에 지구를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반성의 시간 동안 자기혐오가 컸고, 스스로를 너무 미워한 시간이 길어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나는 정말 한 톨 먼지도 안 되는 사람이구나' 느끼고 싶었어요. 새로운 자극을 받고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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