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 오래하고 싶다.”
‘타격장인’ KIA 타이거즈 최형우(42)는 지난 시즌 몇 차례 이런 얘기를 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을 갖지만, 최형우라서 특별하다. 이미 최형우는 KBO리그에 한 획을 그은 강타자이자 대타자다. 올 시즌을 마치면 1+1년 22억원 비FA 다년계약도 끝을 맺는다. 내년에도 현역을 이어가면 그 자체로 KBO리그 새 역사다.
최형우는 41세 시즌도 찬란했다. 116경기서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 67득점 OPS 0.860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내복사근 부상으로 잠시 쉬지 않았다면 ‘불혹의 타점왕’도 가능할 정도였다. 득점권타율이 무려 0.331이었다. 승부처에 아주 강한 면모는 여전했다.
38~39세 시즌에 각각 타율 0.233 12홈런, 타율 0.264 14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40~41세 시즌에 오히려 회복한,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정말 자신도 똑같이 준비하고 똑같이 운동했는데 결과가 그랬다고 털어놓는다. 왜 변화가 없으랴. 분명 디테일한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과 본질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현장에선 최형우의 운동능력이 30대 시절보다 떨어져도 여전히 크게 부족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한 해, 한해 다를 수 있다. 올해 갑자기 확 떨어져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최형우라면 올 시즌에도 작년에 버금가는 활약이 기대된다.
최형우 정도의 선수라면, 은퇴시점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올 시즌에도 맹활약하면 KIA도 굳이 은퇴를 종용할 이유가 없다. 근래 쉽게 보기 힘들었던 43세 시즌이 열릴 수도 있다. 올해 KBO리그에서 43세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정도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도 41세, 작년을 끝으로 은퇴한 추신수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도 42세로 현역을 마쳤다. 이대호는 40세, 김태균은 38세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추신수도 어깨가 너무 좋지 않아 은퇴한 반면, 최형우는 딱히 아픈 곳이 없다. 내년에 KIA에서 다시 계약을 맺고 43세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다.
최형우는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더 이상 계약기간과 규모가 중요한 선수는 아니다. 이미 대형계약도 맺어봤고, 돈도 벌만큼 번 선수다. 통산 2루타(513개)와 통산 타점(1651개) 1위다. 통산홈런(395개)도 최정(495개), 이승엽(467개), 박병호(403개)에 이어 네 번째로 400개를 돌파한다. 이런 기록들 역시 중요한 건 아니다. 최고령 신인왕에 최고령 비FA 다년계약자이기도 하다. 이미 본인이 이런 기록에 큰 관심이 없다.
2005시즌 후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뒤 재입단하지 못했다면, 일찌감치 최형우의 역사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저 올해와 훗날 야구를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우선 42세에 한국시리즈 7번째 우승반지에 도전한다. 누군가 욕심이라고 하지만, 최형우는 오직 승리만을 갈구하며 달려왔다. 그 찬란한 야구인생이 올 겨울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는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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