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봉준호, 로버트 패틴슨 손잡고 출격…'기생충' 영광 재현할까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봉준호 감독이 글로벌 히트작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 또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봉준호의 신작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미키 17' 간담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했다.

봉준호의 신작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미키 7'을 원작으로, 로버트 패틴슨을 포함해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과 마크 러팔로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봉준호는 "이 작품은 흔히 말하는 SF 영화이지만, 동시에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SF 영화다. 평범하지만 어찌 보면 불쌍한 미키의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극한의 처지에 있는 노동자 계층의 이야기다. 계급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본다"며 "영화가 거창하게 계급 간의 투쟁을 다루는 건 아니고, 미키가 얼마나 불쌍한지, 힘든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성장하는 모습을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또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 캐릭터에 대해 "익스펜더블은 임무를 부여받고 죽기 딱 좋은 현장에 가게 된다. 제목의 17이라는 숫자가 17번 죽었다는 뜻"이라며 "그야말로 극한 직업이다. 죽을 때마다 새롭게 출력되기 때문에 그간 봐왔던 복제인간과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준호는 로버트 패틴슨을 캐스팅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로버트 패틴슨은 '더 배트맨'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도 있지만, 인디 영화에서도 놀라운 연기를 보여줘서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미키 17'에서는 멍청하고 불쌍한 미키 17의 느낌부터 예측 불가하고 광기 어린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미키 18을 다 커버해야 했다. 1인 2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로버트 패틴슨을 처음부터 생각했다. 순조롭게 캐스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키 17'과 '미키 18'로 1인 2역을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현재 봉준호 감독 같은 사람은 전 세계에 네다섯 분이다. 그 정도 레벨의 감독님"이라며 "모든 배우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기도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감독님 영화를 보면 세계관이 특별하다.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선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왜 그런지 형언하기는 어려운데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그렇다. 미키 역에 저를 생각했다고 하셨을 때 빠르게 손을 들었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또한 '미키' 캐릭터에 대해 "자신감이 하나도 없는 캐릭터인데 자신에 대한 연민은 없다.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캐릭터"라며 "이런 큰 규모의 영화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다. 감독님의 유머가 작품에 잘 담겨 있다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다"라고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로버트 패틴슨은 '미키 17'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차기작 촬영으로 바쁜 일정에도 봉준호의 고국인 한국에는 꼭 오고 싶다는 로버트 패틴슨의 강한 의지로 결정되었다고. 로버트 패틴슨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그동안 한 번도 한국에 오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예전에 홍보 활동할 때 한국에 왔을 법한데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님, 다른 분들도 함께 만나 뵙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해외 매체에서 한국 정찰설이 돈 것에 대해서는 "진짜 아파트를 찾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 번도 와본 적은 없는데 한국이 너무 좋아 보인다. 한국영화 산업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훌륭한 감독, 배우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미키 17'은 오는 2월 28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되며 3월 7일 북미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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