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4분기 순익 전년 대비 150%↑…민생금융·충당금 기저효과
은행·비은행 계열사 고른 성장…FLC 500억~600억원 충당금 예상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KB금융지주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023년 대규모로 투입했던 민생금융·충당금 기저효과로 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한 데다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 덕분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작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5조62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0.93%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5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치대로라면 KB금융은 또다시 최고 실적을 새로 쓰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키게 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고객보상비용 7400억원 발생에도 불구하고 가이던스 수준의 연간 실적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중 4분기 실적이 크게 성장했는데 지난 2023년 민생금융과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기저효과 덕이다. KB금융은 2023년 4분기 민생금융 비용으로 약 3330억원을 투입하고, 태영건설 사태 등으로 885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지난 2023년 4분기 순익이 2610억원에 그쳤다.
하나증권 최 연구원은 “전년 민생금융 비용과 대규모 충당금의 기저효과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9.4% 증가한 652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금융이 리딩금융에 오르게 된 배경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춘 덕분이다. 실적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그룹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 2023년 37%에서 지난해 44%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대출 성장률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대출성장률은 약 0.5%로 2024년 연간 대출성장률은 6.5% 내외를 기록해 성장률이 나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이자마진(NIM)도 전분기대비 약 1bp(1bp=0.01%) 하락에 그쳐 순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평년 수준의 명예퇴직비용과 미래경기전망(FLC) 조정에 따른 충당금 외에는 특별한 일회성 요인도 없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FLC 조정과 관련 약 500억~600억원 내외의 추가 충당금 외에는 특별한 일회성 요인이 없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이렇다할 추가 충당금 요인은 크지 않은 가운데 FLC 관련 추가 충당금을 감안해도 대손비용은 5200억원 내외의 경상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분기 일시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과 비이자이익이 부진한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다. 그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환·파생거래에서 일부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며 “보험손익 감소 등으로 비이자이익은 계절성 성격의 부진이 전망된다”고도 짚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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