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5억원' 김도영(KIA 타이거즈)가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KIA 타이거즈는 21일 "김도영과 4년차 최고 연봉 대우로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며 "지난 시즌 연봉(1억원)보다 4억원 인상된 5억원에 계약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광주동성고에 재학하고 있을 때부터 '제2의 이종범'으로 불렸던 김도영. 당시 KIA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김도영을 모두 우선적으로 지명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심 끝에 김도영에게 1차 지명의 영광을 안겼다. 분명 마운드도 중요하지만, 4~5일에 한 번 등판하는 선발 투수보다는 매 경기 출전에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야수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첫 시즌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김도영은 103경기에 출전했으나, 53안타 3홈런 타율 0.237 OPS 0.674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2년차였던 2023년에는 84경기에서 103안타 7홈런 47타점 25도루 타율 0.303 OPS 0.824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냈으나, 부상이 특급유망주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건강한 김도영은 KBO리그 역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김도영은 지난해 KBO리그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내더니, 141경기에 출전해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타율 0.347 OPS 1.067로 펄펄 날아올랐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시즌 막바지 홈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40홈런-40도루 기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 하지만 김도영은 KBO 최연소 30홈런-30도루는 물론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까지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시즌을 보낸 만큼 정규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MVP' 타이틀은 김도영이 될 것이 유력했고, 이변 없이 최고의 영예는 김도영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김도영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 세계적인 대회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결과 'MLB.com' 등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특히 WBSC는 프리미어12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김도영을 3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각종 시상식을 쓸어 담은 가운데, 자연스럽게 시선은 김도영의 '몸값'으로 향했다. KBO리그의 수많은 역사를 새롭게 쓴 김도영의 연봉이 얼마까지 치솟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종전 4년차 최고 연봉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로 3억 9000만원이었는데, 21일 김도영이 마침내 이정후를 무려 1억 1000만원 뛰어넘고 KBO리그 4년차 최고액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연봉이 무려 4억원(400%)이나 인상된 김도영은 팀 내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2015년 양현종(1억 2000만원→4억원)과 2024년 최지민(3000만원→1억원)이 보유하고 있던 최고 인상률을 새롭게 경신했다. KBO리그를 통틀어 본다면, 2020년 SSG 랜더스 하재훈(2700만원→1억 5000만원, 455.6%)에 이은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제 김도영의 시선은 5년차 신기록으로 향한다. 5년차 최고 연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이정후, 강백호(KT 위즈)로 5억 5000만원이며, 6년차의 경우 이정후가 7억 5000만원, 7년차에는 11억원을 받았다. 지난해와 같은 활약이라면 5년차 신기록을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큰 부상만 없이 '에버리지'를 유지하게 된다면, 이제 김도영이 걷는 길이 곧 KBO리그의 역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프리미어12에서의 활약에 이제는 한국 야구 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김도영이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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