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올해는 한번 기대를 해주셨으면"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22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선수 45명을 포함한 61명의 규모로 꾸려진 이번 1차 캠프는 25일부터 내달 19일까지 호주에서 진행된다.
한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토브리그 내내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2022년 46승 2무 96패 승률 0.324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정규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채은성을 영입했다. 그리고 2023년 58승 6무 80패 승률 0.420으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뒤에는 4+2년 총액 72억원의 계약을 통해 안치홍을 품에 안았다.
한화의 전력 보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치홍을 영입한 한화는 8년 총액 17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복귀까지 이끌어내더니, 지난해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일 정도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한화는 이번 겨울 다시 한번 스토브리그에서 '지갑'을 열었다.
한화는 오프시즌이 시작된 직후 4년 총액 50억원(보장 42억원, 옵션 8억원)의 계약을 통해 심우준을 영입하며 센터 내야를 다졌고, 연이어 4년 총액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총액 32억 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을 베팅, 선발 엄상백까지 품에 안았다. 그리고 '집토끼' 하주석까지 사수, 보다 나아진 전력으로 2025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2일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팬들께 말했던 약속을 못 지켜서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우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열심히 땀을 흘려서, 올해는 꼭 반드시 팬들께 보답하는 시즌을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화는 2024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캠프에서 이례적으로 베테랑 선수들까지 대거 포함시켜 강도 높은 훈련을 가져갔는데, 올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스프링캠프에서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숙제는 명확하다. 엄상백을 영입하면서 1~5선발 자원이 모두 꾸려졌지만, 추가 선발 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수비력을 보다 끌어올리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캠프를 통해 75~80% 정도 그림은 그려졌다. 이번 스프링캠프와 오키나와에서 경기를 하면서 나머지 20%를 채울 것이다. 첫 번째 숙제는 선발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를 대비해서 4~5명의 선수를 더 준비시켜야 한다. 그리고 작년에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으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많았다. 그리고 기동력까지 하나씩 보강을 해서 팬들이 '한화 야구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경문 감독은 "수비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아쉽다. 야구의 9할은 수비다. 투수가 1이닝도 못 던지게 할 수 있고, 불펜 투수를 빠르게 내리게 할 수도 있다. 약팀의 공통점은 수비"라며 "강해진 수비로 강팀을 이겨야 우리도 강팀이 되는 것이다. 한화만의 색깔을 하나씩 드러내서,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응원해 주신 한화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강팀이 되기 위해선 선수단 단체 훈련 외에도 선수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경문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캠프에서 수비 훈련양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면 되느냐?'는 물음에 "그 정도는 해야 한다.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단체 운동 이후 선수 개개인이 훈련을 하는 것이 진짜 훈련"이라며 "마음 같아서는 4일-휴식-4일 훈련을 하고 싶었는데, 4일-휴식-3일 훈련을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연습과 경기를 같이 접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75~80% 그림은 그려졌지만, 타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단 연습경기 등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결정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김경문 감독은 "타순은 고민 중에 있다. 연습 경기를 하면서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결국 다 같이 노력은 하지만, 그걸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고 기회를 줄 생각"이라며 "말뿐만이 아니다. 지금 선수들도 많이 달라져 있더라. 올해는 한번 기대를 해주시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시즌 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됐던 만큼 올해 한화는 온전한 김경문 체제로 닻을 올렸다. 한화가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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