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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조금 아픔이 있어도…"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22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이번 캠프에는 '특급유망주' 정우주를 비롯해 2025년 신인드래프트 루키 6명이 포함되는 등 선수만 45명으로 구성됐으나, 황준서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황준서는 지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최대어'로 불렸던 만큼 한화는 계약금만 3억 5000만원을 안기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고, 황준서는 지난해 3월 31일 KT 위즈를 상대로 이닝을 단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첫 승리를 첫 선발승으로 장식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이후의 모습은 조금 아쉬웠다. 4월 6번의 등판에서 황준서는 2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5월에는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4.32에 머무르는 등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결과 36경기(11선발)에 등판해 72이닝을 소화,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이에 한화는 '특급유망주'의 육성을 위해 시즌이 끝난 뒤 황준서를 일본 교육리그에 파견했다. 하지만 황준서는 교육리그 일정을 완주하지 못한 채 귀국했는데, 이유는 지금 당장 실전 경험을 쌓는 것보다 2군 서산에서 체력을 키우는 것이 맞다는 판다는 내린 까닭이었다. 프로에 걸맞은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최고참' 류현진도 등판했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에 앞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니캠프를 진행했고, 황준서를 불러 '증량 프로젝트'에 힘을 보탰다. 22일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작년에 (황)준서를 1년을 본 결과 '살이 찌지 않는 몸을 갖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프로 선수라면 1년을 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힘이 있어야 하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일본 캠프에 같이 가자고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렇다면 미니캠프에서 본 황준서는 어땠을까. 류현진은 "확실히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아닌 것 같다. 더 체계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 한화도 지금 당장 황준서가 1군 캠프에 합류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피지컬을 키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이번 스프링캠프에 황준서를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황준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캠프 합류 불발의 아쉬움은 크겠지만, 또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것이 김경문 감독의 설명이다. 사령탑은 "황준서는 앞으로 우리 한화의 좋은 선발이 돼야 할 선수다. 지금의 시간이 본인에게는 조금 아픔이 있어도, 오히려 자신을 개발하고, 몸을 만드는데 시간을 투자했으면 좋겠다. (황)준서가 좋아지고, 선발에 또 공백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이런 점에서 준서가 툴툴 털고 더 강하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능이 워낙 뛰어난 만큼 김경문 감독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황준서의 불펜 기용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이)태양이도 들어와서 불펜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김)민우를 비롯해서 데려가야 할 몇몇 선수들을 떨어뜨려 놨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는 선발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를 포함해 캠프에 합류하게 된 6명의 신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한 마디를 건넸다. 사령탑은 "프로에 들어올 때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나갈 때는 순서가 없다. 선수가 노력하고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한다.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들어왔을 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후에 정말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 FA를 하는 선수들은 뭔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은 지금 힘든 것만 생각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인내하고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주 선수가 좋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선수에게 너무 기대를 하면 안 된다. (황)준서도 마찬가지다. 고졸 선수에게 너무 기대가 크면, 선수도 부담을 가진다. 단지 편안하게, 지고 있을 때 편하게 내보내서 형들과 어떻게 싸우는지를 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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